[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 제23대 KBO 총재 취임식이 열린 지난 5일 정지택 신임 총재에게 "어느 팀 팬이냐"고 물었다. 물론 구체적 답을 구하려고 던진 질문은 아니었다. 그래도 뭔가 의미있는 메시지는 나오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 정도였다. 정 총재는 웃으면서 "10개팀 모두 팬"이라며 짤막하게 답했다. 매우 현실적인 답이다.
그는 이날 취임사에서 "야구를 정말 좋아하고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많은 분들이 도와주면 큰 성과를 이룰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공무원 시절 야구를 좋아했던 일화를 들려줬다. 1970년대 경제기획원에서 일한 정 총재는 당시 또래 동료들과 야구팀을 만들었다고 한다. 정 총재는 "대민 접촉 없는 앉아서 일하는 부서라 사무관들끼리 활동적으로 할 게 없을까 해서 친목으로 경제기획원 야구부가 탄생했다. 나는 쇼스탑(유격수)을 봤다"면서 "당시 전문 감독을 모셔 트레이닝을 받았는데 사회인 야구로서 강한 팀이었다"며 자랑스러워했다.
이어 그는 "총재는 시간 빼앗는 일을 최소화 해야 한다. 선수들은 KBO의 큰 축이다. 그 분들 의견을 듣는 기회를 만들겠지만, 일부러 시간을 뺏을 생각은 없다"고 했다. 야구장을 자주 찾겠냐는 질문에 대한 답변이었다. 관재계에서 오랜 조직 생활로 몸에 밴 현실 감각이 엿보였다. 그러면서 정 총재는 "그동안 여러 조직에 있으면서 부족함이 많았지만 주변에서 도와주셔서 중간 이상의 평가를 받았다고 생각한다"며 솔직한 면도 드러냈다.
조직의 리더에게 현실감과 솔직함은 필수 덕목이다. 현실과 동떨어진 이념과 무리한 계획은 구성원을 힘들게 하고, 투명하지 않은 경영은 효율성을 떨어뜨린다. 정 총재는 지난 3년간 KBO가 추진해 온 '통합 마케팅'에 관해서도 현실적인 의견을 나타냈다.
그는 "통합 마케팅은 다른 의미로는 구단과 리그의 수익성 개선 사업을 말하는데, 구단간 이해관계 충돌 등 일률적 강행은 힘들다고 본다. 점진적인 시행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KBO와 각 구단 실무자들은 지난해 통합 마케팅 관련 미팅을 정기적으로 갖고 협의를 벌였지만, 뚜렷한 결론은 얻지 못했다. 지난해 한 구단 마케팅 관계자는 "통합 마케팅의 취지는 공감하지만, 현실적으로 졔약이 많다. 급하게 서두를 사안이 아니다"라고 했다.
통합 마케팅에 성공한 메이저리그도 2000년대 중반 시동을 걸어 10년 가까운 진통기를 겪었다. KBO리그도 메이저리그처럼 프랜차이즈적 요소가 강하다. 더구나 프랜차이즈가 수도권에 집중돼 있고, 시장 크기도 천차만별이라 통합 마케팅 실현에 많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는 이들이 많다. 이를 두고 정 총재는 "구단들이 먼저 구장 운영권 확보라든가 팬서비스 강화 등 수익성 개선에 적극적으로 노력하다 보면 통합 마케팅이 한걸음 한걸음을 내디딜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현실에 기초한 의견이다.
정 총재는 경기력 향상을 위한 구단간 전력 평준화에 대해 현실적인 방안들을 언급했다. "선수층을 두텁게 해야 한다. 우수 선수 조기 발굴과 육성을 위해 10개 구단이 함께 참여하는 방안 강구하겠다. 전면 드래프트나 육성 외인 선수제도 등 끊임없은 제도 개선도 해야 한다"고 했다.
아울러 규약 개선에서도 현실 감각을 발휘했으면 한다. KBO 규약에는 현실을 억누르는 조항들이 많다. KBO이사회가 매년 관련 규정들을 검토하고 시대에 맞게 고치고 있지만, 여전히 불합리한 것들이 존재한다. FA 재계약 취득 조건을 4년으로 못박은 것이나, 새 외국인 선수 몸값을 100만달로 제한하는 것은 전체 경기력 향상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KBO리그는 올해도 코로나19와 싸워야 한다. 지난해 확진자 없이 11월까지 리그를 끌고 나간 건 박수받아 마땅하다. 모범적 방역 사례로 칭송받은 만큼 올해도 많은 시선이 쏠릴 것이다. 철저한 방역이 중요한 것처럼 구단들 살림살이가 걸린 사안에 관해 당국과 긴밀히 소통하고 현실적 요구도 당당하게 해나갈 필요가 있다. 임기 3년이 알차게 채워지길 기대한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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