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대표팀이라는 이름 자체만으로도 영광스럽고, 또 부담이죠."
선수로 올림픽 무대를 '씹어 먹었던' 레전드가 이제는 사령탑으로 올림픽 무대에 도전장을 내민다. '한국 여자농구의 살아있는 전설' 전주원 여자농구 올림픽대표팀 감독 얘기다.
대한민국농구협회는 27일 전주원 우리은행 코치와 이미선 삼성생명 코치를 도쿄올림픽 여자 대표팀 감독과 코치에 각각 선임한다고 발표했다.
당연히 기대감이 크다. '전주원'이라는 이름 석자가 주는 설렘이 있다. 그는 현역 시절 부동의 '넘버원 가드'로 명성을 떨쳤다. 특히 2000년 시드니올림픽에서는 팀을 4강으로 이끌었다. 쿠바전에서는 10점-10리바운드-11어시스트를 기록하며 한국 남녀 농구 올림픽 사상 최초로 트리플더블을 달성하기도 했다. 그는 은퇴 뒤에도 여성 지도자 전성시대를 열었다. 이제는 지휘봉을 잡고 올림픽 무대를 밟는다. 올림픽에서 여성 감독이 대표팀을 지휘하는 것은 전 감독이 처음이다.
전 감독은 "이름 앞에 이런저런 수식어를 붙여주시는데 솔직히 걱정이 앞선다. 대표팀은 영광스러운 자리지만, 책임감도 크고 그 이름만으로도 부담스러운 자리"라며 "게다가 이번에는 올림픽이 한 차례 연기됐다. 지금 상황에서는 올림픽이 제대로 열릴 수 있을지도 명확하지 않은데, 큰 임무를 맡게 돼 어떻게 해야 하나 걱정도 많다"며 조심스레 입을 뗐다.
쉽지 않은 도전인 것은 맞다. 한국 여자농구는 2008년 베이징 대회 이후 무려 12년만에 올림픽 무대를 밟는다. 현 대표 선수 중 올림픽 경험자는 우리은행 김정은 등 일부에 불과하다. 국제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비판에서도 자유로울 수 없다. 한국은 세계 랭킹 19위로 본선 진출 12개국 가운데 푸에르토리코(22위)에만 앞선다. 전 감독의 위치는 '잘해야 본전'인 무겁고도 외로운 자리다. 그럼에도 전 감독은 한국 여자농구를 위해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전 감독은 "조 편성, 올림픽 개최 여부 등 모든 것이 불투명하다. 하지만 명확한 딱 한가지는 대표팀 감독으로 정해진 것뿐이다. 책임을 지게 됐으니 당연히 최선을 다하겠다"며 "스스로 할 수 있는 것은 모든 힘을 다해 준비하는 것이다. 많이 부족하기 때문에 더 열심히 노력해야 한다. 이제 시작이다"라며 굳은 다짐을 보였다 '똑소리'나는 플레이로 올림픽을 평정했던 전 감독의 도전은 이제 막 첫 발을 떼는 셈이다.
한편 도쿄올림픽 여자농구 본선에는 12개국이 출전, 3개 조로 나뉘어 조별리그를 벌인다. 본선 조 추첨은 2월 2일로 예정돼 있으며 12개국을 4개 시드 그룹으로 분류해 3개 조로 편성한다.
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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