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스포츠조선 김진회 기자] "동생이지만, 멋있다."
안정 대신 도전을 택한 양현종(33)을 바라본 KIA 타이거즈 최고의 타자이자 최고참 최형우(38)의 솔직한 심정이었다.
최형우는 3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진행된 스프링캠프 3일차 오전 훈련을 마친 뒤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지난 4년간 한솥밥을 먹었던 양현종의 미국 메이저리그 도전을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동생이지만, 멋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현종이와 통화를 자주 했었다. 사실 나는 메이저리그 도전을 말렸다. '형이 팀에서 뛸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으니 뭐라도 같이 하자'고 얘기했는데 '미안하다'는 이야기를 하더라. 그래서 '후회하지 말고 잘하고 오라'고 얘기해줬다"며 비하인드 스토리를 꺼냈다.
사실 최형우는 코로나 19 여파로 어쩔 수 없이 국내에서 진행하고 있는 스프링캠프에 대해 불만족스럽다. 그는 "스프링캠프라고 하면 합숙도 하고, 시간 맞춰 같이 밥도 먹는 등 체계적인 프로그램을 진행해야 한다. 그런데 매일 아침 자동차를 타고 출근하니 어색하기도 하고 기분이 좋지 않다. 1년에 한 번 하는 캠프인데 아침에 개인차를 타고오는 것부터 긴장감이 떨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훈련은 날씨 빼고 국내가 더 많은 양을 소화할 수 있긴하다"며 장점도 빼놓지 않았다.
최형우는 지난 시즌이 끝난 뒤 FA 자격을 얻어 3년 총액 47억원에 KIA와 재계약했다. 그는 "구단에서 내 가치를 좋게 인정해주셨다. 개인적으로도 새로운 마음으로 다시 잘 할 수 있도록 마음을 다잡게 됐다"며 "2017년 KIA에 온 뒤 우승을 했지만 그 이후 팀 성적이 좋지 않다. 그 중심에는 중심타자로 제 몫을 하지 못했던 내 책임도 있다. 때문에 남은 계약기간 동안 물론 우승이 최종목표이긴 하지만 현실적으로 팀이 상위권에 올라섰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만 서른 여덟이다. 그러나 최형우에게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 나이로 야구를 잘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최형우는 "내가 나이든 입장에서 나이 얘기를 하는 건 기분이 좋지 않다. 야구장에 나오면 선의의 경쟁을 해야한다고 하는데 나이를 먼저 꺼내는 건 어불성설이다. 실력이 먼저다. 요즘은 나이가 많다고 해서 경기를 더 많이 뛰게해주지 않는다. 떠나고 싶을 때 떠나게 돼 있으니 굳이 나이 얘기는 나오지 않았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광주=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