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기생충'을 작품상 후보에서 제외해 인종 차별에 대한 비난을 받았던 골든글로브. 올해도 그런 비난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 내 각종 시상식에서 여우조연상을 석권하며 아카데미 및 골든글로브의 가장 유력한 수상 후보로 점쳐졌던 '미나리' 윤여정이 후보 지명에서 제외됐다.
골든글로브 측은 3일(한국시각) 제78회 골든글로브 시상식 후보작(자)를 발표했다. 한국계 미국인 감독 정이삭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스티븐 연, 한예리, 윤여정 등이 주연을 맡은 '미나리'는 '어나더 라운드'(덴마크, 토마스 빈터베르 감독), '라 요로라'(프랑스, 하이로 부스타만테 감독), '자기 앞의 생'(이탈리아, 에도아르도 폰티 감독), '투 오브 어스'(프랑스, 필리포 메게니티 감독)과 함께 외국어 영화상에 올랐다.
그러나 미국 내 각종 시상식에서 여우조연상을 휩쓸며 골든글로브 영화 부문 여우조연상 노미네이트를 기대했던 윤여정은 후보에 없었다. 여우조연상에는 클렌 클로즈('힐빌리의 노래'), 올리비아 콜먼('더 파더'), 조디 포스터('모니타리안'), 아만다 사이프리드('맹크'), 헬레나 쳉겔('뉴스 오브 더 월드')가 노미네이트 됐다.이날 발표에 앞서 '미나리'는 골든글로브 작품상 후보로 배제돼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선댄스영화제를 시작으로 미국 내 각종 비평가협회상에서도 주목을 받은 '미나리'가 대사 50% 이상 영어로 이뤄진 작품만이 작품상 후보에 오를 수 있다는 할리우드 외신기자협회가 정한 규칙에 따라 작품상 후보에 오를 수 없다는 사실이 알려졌기 때문이다.
지난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국제영화상을 수상하며 전 세계를 놀라게 했던 '기생충'마저도 골든글로브에서 '미나리'와 같은 이유로 작품상 후보에서 탈락돼 비난을 받은 바 있다. 특히 '미나리'는 100% 한국 제작진과 한국 자본으로 제작된 영화였던 '기생충'과 달리 한예리와 윤여정을 제외한 감독과 배우들이 미국 국적을 가졌을 뿐만 아니라 미국 제작사에서 미국 자본으로 제작된 작품. 하지만 극중 사용된 주 언어가 영어가 아닌 한국어라는 이유만으로 작품상 후보에서 제외돼 더욱 논란을 샀다.
더욱이 미국 내 주요 비평가협회상에서 20개의 여우조연상을 받으며 미국 내 유력한 연예 및 영화 매체들이 예측한 올해 오스카 가장 유력한 수상자였던 윤여정까지 여우조연상 후보에서 탈락되면서 아시아 영화에 대한 차별에 대한 비난을 피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미나리'는 희망을 찾아 낯선 미국으로 이민을 선택한 한국인 가족의 따뜻하고 특별한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이번 영화의 연출과 각본에 참여한 정이삭 감독은 이미 '문유랑가보'로 제60회 칸영화제에서 황금 카메라상,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의 후보에 오르며 영화계에 큰 반향을 불러일으킨 명감독이다. 스티븐 연, 윤여정, 한예리, 앨런 김, 노엘 케이트 조 등이 출연한다. 국내에선 3월 개봉한다. 이승미 기자 smlee0326@sportshc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