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코멘트]'데뷔 이래 처음?' 롯데, 설명절은 가족과 함께 "기회 있을때 푹 쉬길"
[부산=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가족과 함께 하는 명절은 아마 데뷔하고 처음 아닐까?"
야구는 유례없는 초장기레이스를 소화한다. 정규시즌만 6개월에 달하고, 개막 2달 전에는 스프링캠프가 열린다. 시즌 후에도 마무리훈련을 한달가량 갖는다. 공식적으로 2개월이란 '비활동기간'을 지정한 이유가 있다.
선수뿐 아니라 가족들도 힘들다. 한국의 2대 명절은 1~2월의 설과 9~10월의 추석이다. 부상이 아닌 이상, 프로야구 선수가 가족과 함께 명절을 보내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하지만 그 꿈을 이룬 팀이 있다. 롯데 자이언츠가 설연휴 3일간 훈련없이 온전한 휴식을 취한다. 10개 구단 중 유일하다. 롯데 선수단은 현재 롯데호텔 부산에서 합숙 중이지만, 설연휴에는 공식 훈련이 잡혀있지 않다.
5일 사직구장에서 만난 허문회 감독은 "야구에 집중하려면 머리가 깨끗해야한다. 어차피 (코로나19 때문에)국내에서 훈련하는데, 연휴는 쉬게 해주는게 좋다고 생각했다"는 소신을 밝혔다.
"아마 명절을 가족들과 함께 보내는 건 프로야구 입문 이래 처음일 것 같다. 선수들이 가족들과 이야기 많이 하고, 좋은 시간 가졌으면 좋겠다."
하지만 허투루 쓸 수 있는 시간은 아니다. 현재 롯데는 합숙 중임에도 오전 11시~오후 2시에 걸쳐 짧은 공식 훈련을 하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선수들은 오전 9시에 출근하거나, 훈련이 끝난 뒤 늦게까지 남아 개인 훈련을 소화하고 있다.
허 감독은 "선수들이 알아서 잘한다. 감독이 할 게 없다. 괜히 무리하지 않게 가서 말 걸고 하지만 않으면 된다"며 너털웃음을 지었다. 그러면서도 "사람은 기회가 올 때 잡아야한다"고 강조했다.
부산=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