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올해 목표는 신인상이다. 작년에 (소)형준이 형이 10승 넘겼으니까, 나도 우선 10승을 목표로 하겠다."
2021 KBO리그 신인왕을 꿈꾸는 김진욱(19)의 눈은 반짝반짝 빛났다.
김진욱은 16일 사직구장 투구분석시스템(피칭랩) 측정을 마친 뒤 인터뷰에 임했다.
피칭랩은 롯데 자이언츠가 2억원 가량을 투자해 KBO리그 최초로 설치한 생체데이터 측정 시설이다. 측정된 3D 데이터는 선수들의 세부 동작 수정 및 부상 예방 등에 활용된다. 이날 김진욱은 정확한 측정을 위해 상하의를 모두 벗고, 몸 구석구석 관절 부위에 센서를 붙인 뒤 연습투구에 나섰다. 김진욱은 "조금 민망하긴 했는데, 정확한 데이터를 받고 싶었다"며 웃었다. 롯데 관계자는 "내부 평가가 아주 좋다. 첫 훈련 때부터 이미 컨디션이 좋다는 보고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김진욱으로선 스프링캠프 개막 이래 처음 와본 사직구장이다. 어린 나이답게 활활 타오르는 의욕이 돋보였다.
"스프링캠프 명단에 내 이름이 없었을 때 조금 아쉬웠다. 올해 목표는 일단 다치지 않는 것, 그리고 신인왕이다. 경쟁자는 장재영(키움 히어로즈)이나 이의리(KIA 타이거즈) 아닐까. 1경기 1경기 소중하게 대하겠다. 소형준 형처럼 10승을 넘기고 싶다."
이날 허문회 감독은 김진욱에 대해 "지금은 지켜볼 때다. 연습과 경기는 다르고, 정규시즌은 또 다르고, 관중이 들어오면 또 다른 환경이 된다. 슬럼프도 겪어보고, 그걸 어떻게 극복하는지도 봐야한다"고 조심스러워했다. 하지만 "롯데의 15년, 20년을 책임질 선발투수감이다. 그만큼 소중한 선수"라는 칭찬도 덧붙였다.
김진욱도 선발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선발 경험이 별로 없다"면서도 "고등학교 때부터 100개 이상 던진 경기가 많다. 기왕이면 팀의 키를 쥔 보직이니까 선발이 더 좋다"며 웃었다.
고교 시절 최고 구속은 147㎞. 일찌감치 몸만들기에 돌입한 김진욱은 일주일에 2차례 피칭훈련을 하고 있다. 직구 구속은 이미 평균 141~2㎞, 최고 145㎞까지 올라왔다. 박현우 롯데 육성총괄은 "오버핸드 투수이면서도 팔꿈치와 어깨의 속도가 좋다. 공을 수직으로 회전시키는 능력을 갖췄다. 회전수가 2300RPM이 넘는다. 타고난 선수"라며 혀를 내둘렀다.
이미 자신감으로 가득하다. "컨디션이 너무 좋아 무리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고 말할 정도. 직구 외에 체인지업을 집중 연습중이다. 체중도 2~3㎏ 불려 95kg이 됐다. 김진욱 자신이 생각하는 베스트 체중이다.
자신의 투구폼에 대해서는 "칠 수 없는 각도에서 던지는 장점이 있다. 양현종, 김광현 선배님처럼 던지고 싶었다"면서 "부상 위험 얘기는 초등학교 때부터 들었는데, 잘 관리하면 문제없을 것"이라며 뜨거운 자부심을 드러냈다.
"팀내에선 손아섭, 다른 팀은 이정후 선배랑 붙어보고 싶다. 워낙 잘치는 분들이고, 컨택이 좋으시니까 어떻게 잡을지 고민하는 것만으로도 큰 공부다. 그래도 왼손 투수는 왼손 타자에 강점이 있으니까, 붙는다면 왼손 타자가 좋다."
아직 2월인 만큼 김진욱은 아직 첫 월급을 받지 못했다. 돈 이야기가 나오니 분위기가 달라졌다. 3억 5000만원의 계약금도, 월급도 모두 부모님이 관리한다. 김진욱은 "평소 과소비 습관이 조금 있어서 부모님께 맡기고 용돈 타쓰는 게 낫다"며 멋적게 웃었다. 강릉고 친구들에겐 40만원 정도 고기를 쐈다.
"언제든지 1군에 올라갈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다. 몸은 상동에 있지만 마음은 언제나 사직에 있다. 올시즌이 정말 기대된다. 재미있을 것 같다."
부산=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