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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천 인터뷰]은퇴 예고하고도 팀만 생각한 LG 포수 이성우 "유강남 받칠 포수가 나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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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천=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LG 트윈스 베테랑 포수 이성우는 프로에 지명도 받지 못했던 선수였다. 2000년 LG에 육성선수로 입단했지만 퇴출됐고 상무를 다녀온 뒤 2005년 SK 와이번스에 육성선수로 입단해 다른 포수 유망주들이 떨어져 나갈 때 끈질기게 살아남았다. 그리고 만 40세가 된 2021년 시즌 후 은퇴를 하겠다고 선언했다. 조금이라도 더 선수생활을 하려는 이들이 태반인데 스타플레이어도 아닌 선수가 먼저 마지막 시즌을 예고하는 것은 드문 일.

"일어 날 때마다 이제 며칠 안남았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시즌이 남아있지만 이렇게 선수들이 단체로 함께 웃으며 훈련을 하는 스프링캠프는 선수로서 마지막이기 때문이다.

주전 포수 유강남(29)을 비롯해 박재욱(26)과 김재성(25)과 함께 훈련을 하는 이성우는 "애들이 가끔씩 '삼촌'이라고 말한다"며 웃었다. 그렇게 말할 수 있을 정도로 15살 차이가 나지만 후배를 편하게 해주기 때문이다. 하나라도 더 가르쳐 주려고 하고 후배들도 물어본다. 이성우는 "애들이 저번에는 백업으로서의 준비 과정을 물어보더라"면서 "지금 우리팀엔 유강남을 받칠 2,3번 포수가 필요하다. 그 선수들의 마음을 누구보다 잘 안다. 그래서 하나라도 더 가르쳐주고 싶다"라고 했다.

김재성이 앞으로 열릴 연습경기를 어떻게 준비하냐고 물었을 때 "너무 오버해서 하려고 하지는 말고 남들이 봤을 때 안정적이다라는 인식을 갖게 하는게 중요하다. 침착하게 하라"고 조언을 했다. 그러면서 이성우는 "김재성과 박재욱의 경쟁이 치열하다. 둘 다 기술적인 면은 준비가 돼 있는 것 같더라. 그래서 나도 좀 편하게 준비할 수 있을 것 같다"라며 자신의 자리가 뺏길지라도 후배들의 성장을 오히려 기뻐했다.

자신은 지난해가 마지막 시즌이라고 생각했다고. 그런데 LG가 1년 더 재계약을 해준 것에 감사함을 표했다. 지난해 가족들에게 잠실에서 뛰는 아빠의 마지막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기에 올해는 기회가 오면 가족을 잠실로 오게할 생각이다. "가족이 광주에 있고 코로나19 때문에 작년엔 한번도 서울에 못왔다. 올해 1군에 올라갈지 못갈지 모르겠지만 혹시나 1군에 올라가 홈경기가 열린다면 애들 유치원도 빼고 2박 3일 동안 와서 보게 하겠다"라고 작은 소원을 말했다.

마지막 시즌에 개인적인 욕심은 없다. "내가 못올라 가더라도 유강남을 뒤쫓을 선수가 나와서 그 선수가 기회를 잘 잡아 팀 성적이 잘 나오면 좋겠다"라는 이성우는 "기회가 안오더라도 서운하지는 않다. 혹시나 나에게 1군에서 1경기라도 주어진다면 그 1경기에서라도 팀이 이기기 위해 무엇을 해야할까 생각을 한다"라고 팀을 위한 마음만 비쳤다.

기록에 대해 물어보자 "3루타는 결국 못칠 것 같네요"라며 웃었다. 통산 175개의 안타를 친 이성우는 2루타 27개를 기록했고, 홈런도 7개를 쳤지만 아직 3루타는 하나도 없다. 도루도 4번 시도해 모두 성공했었다. 이성우는 "발이 더 느려졌다. 우익수가 공을 뒤로 빠뜨리지 않는 한 3루타는 못칠 것 같다"라고 했다.

시작하면서 끝을 생각한 시즌. 그라운드에선 눈물을 흘리지 않을 것 같다는 이성우는 "그만 두는 날 차에서 눈물이 날 것 같다. 또 우리 가족들 보면 눈물이 날 것도 같다"면서 "은퇴식을 와이프가 집에서 해주기로 했다. 어떤 은퇴식을 해줄지 기대하고 있다"며 미소를 지었다. 이천=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