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좀 영리하게 해야할 것 같다."
LG 트윈스의 외국인 타자 로베르토 라모스는 LG의 우승을 위한 키 플레이어 중 하나다. 지난해 38개의 홈런을 치며 LG 타자 역대 한시즌 최다 홈런의 기록을 쓰며 LG를 장타력의 팀으로 만드는데 큰 역할을 했다.
당연히 LG는 라모스와의 재계약을 추진했고, 지난해 총액 50만달러(계약금 5만달러, 연봉 30만 달러, 인센티브 15만달러)에서 두배로 오른 100만달러(계약금 20만달러, 연봉 60만달러, 인센티브 20만달러)에 그를 붙잡는데 성공했다.
재계약을 했다는 것은 그만큼 KBO리그에 잘 적응해 자신의 실력을 발휘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적응을 했기에 2년째에도 잘해줄 것으로 믿고 연봉도 크게 올려주면서 잡았다.
LG 류지현 감독은 라모스에 대해 "잠실구장을 쓰는 팀에서 38개의 홈런을 쳤다는 것은 굉장히 대단하다고 봐야한다"라면서 "한편으로는 1년간 적응을 했기 때문에 기대감이 높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론 상대도 대비를 할 것이다. 영리하게 들어가야하지 않을까 한다"라고 말했다.
최근 국내에서 재계약에 성공한 선수들은 대부분 이후에도 좋은 모습을 보이는 사례가 많았다. 두산 베어스의 호세 페르난데스나 KT 위즈의 멜 로하스 주니어, SK 와이번스의 제이미 로맥, KIA 타이거즈의 프레스턴 터커 등은 2년째에도 좋은 성적을 거둬 3년, 4년째 한국에서 뛰었거나 현재도 뛰고 있다. 한국 야구 스타일에 맞는 선수들이라 성공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하지만 모두가 성공한 것은 아니다. 첫 해의 좋은 성적으로 재계약에 성공했으나 2년째 부진한 모습으로 떠나간 선수들도 있다. 1년간 뛴 만큼 그의 장단점이 확실하게 드러났고, 그에 맞춘 상대의 전략에 제대로 대비하지 못하면 성적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 것. KBO리그의 특성상 한 시즌만 못해도 다른 선수로 대체 되기에 라모스로선 올해가 롱런의 갈림길이라고 볼 수 있다.
최근의 재계약 실패 사례로는 NC 다이노스의 재비어 스크럭스를 꼽을 수 있다 메이저리그로 떠난 에릭 테임즈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NC가 신중하게 고른 오른손 거포였다. 첫 해는 매우 좋았다. 2017년 115경기서 타율 3할에 35홈런, 111타점을 기록해 테임즈 공백을 훌륭하게 메웠고, 당연히 재계약에 성공. 하지만 2년째엔 슬럼프에 빠졌다. 타율이 2할5푼7리로 뚝 떨어졌다. 26개의 홈런과 97타점은 나쁘지는 않았지만 정확성이 너무 떨어졌고, 결국 3년째 재계약에는 실패했다.
한화 이글스의 제러드 호잉의 경우도 2년째 성적이 뚝 떨어진 케이스다. 2018년 한화가 윌린 로사리오를 잡지 못하고 호잉을 영입했을 땐 장타력을 보진 않았는데 호잉은 의외의 장타력을 과시하며 팬들을 사로잡았다. 첫해 타율 3할6리에 30홈런, 110타점, 23도루를 기록했다. 당연히 한화는 호잉과 재계약을 했으나 2년째엔 기대만큼의 활약을 해주지 못했다. 공인구의 반발력이 떨어지면서 호잉의 장타력도 내려갔다. 타율 2할8푼4리에 18홈런, 73타점을 기록했다. 한화는 성적이 떨어졌음에도 지난해 재계약을 했으나 호잉은 초반부터 1할대 타율(0.194)의 극심한 부진을 보였고, 결국 한화는 호잉과 이별을 택했다.
라모스의 지난해 기록은 타율 2할7푼8리, 38홈런, 86타점이었다. 타격의 정확성이 떨어졌지만 홈런으로 극복한 케이스다. 특히 그는 하이패스트볼에 약점을 보인 것으로 알려져있다. 라모스는 삼진을 136개 당해 전체 5위였는데 경기수가 117경기로 다른 선수들보다 적어 타석당 삼진율을 보면 0.28로 전체 1위다. 얼마나 상대의 유인구에 속지 않느냐가 2년째 성공의 관건이라 볼 수 있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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