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구위와 구속에 신경쓰기보다는 어떻게 던지느냐에 더 집중해야 할 것 같아요."
두산 베어스 김강률은 지난 2년을 "실패한 2년"이라고 표현했다. 2018시즌 한국시리즈를 앞두고 찾아온 두번째 아킬레스건 파열 부상. 그 이후 모든 후유증을 떨치고 1군에 돌아오기까지 1년이 넘는 시간이 필요했다. 지난해 스프링캠프부터 다시 건강한 몸으로 복귀를 준비했지만, 급한 마음과 실전은 또 달랐다. 뚝 떨어진 구속은 더더욱 고민할 수밖에 없게 만드는 요소였다. 그래도 후반기에 한결 좋아진 컨디션으로 한국시리즈 엔트리까지 승선했던 김강률은 올 시즌 지난 2년의 경험을 토대로 최상의 복귀를 준비하고 있다. 올해 1차 캠프부터 모든 일정을 무리 없이 소화 중인 김강률은 투수조에서도 빠르게 컨디션을 끌어올리는 편이다.
정재훈 투수코치는 김강률에 대해 "몸 상태는 최상이다. 안타까웠던게 잘하려고 하면 부상이 반복되면서 경력이 단절되는 느낌이 있었다. 그동안 많이 힘들어했었는데, 이제는 자기 몸 관리 하는 체계적인 훈련 스타일이 잡힌 것 같다"면서 "지금 몸 상태나 구위도 좋고, 작년 후반기부터 구속도 올라오고 있다. 워낙 오래 쉬었기 때문에 작년에는 제 컨디션이 올라오기에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봤었다. 지금은 좋은 컨디션을 유지해서 캠프에 왔기 때문에 별 문제는 없을 것 같다"고 낙관했다.
울산 캠프에서 만난 김강률은 현재 컨디션을 묻자 "100%는 아니어도 그동안 왼쪽 골반쪽 통증이 계속 있었다. 못 던질 통증은 아니기 때문에 (참고 던졌는데), 그게 투구폼이 살짝 변형이 됐다고 해야 하나. 그런 안좋은 습관이 생겨서 하체쪽으로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 캠프에 와서 느낌이 좋아지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구속에 대한 스트레스도 내려놨지만, 올해는 경과가 좋다. 불펜 피칭, 라이브 피칭에서 구단 측정 구속이 최고 146~147㎞까지 찍힌다. 김강률은 "이천(1차 캠프)보다는 컨디션이 좋아진 것 같다. 이정도 구속이 나오는 것은 고무적인 것 같다. 밸런스만 된다면 150㎞도 충분히 나올 수 있을 것 같다고 생각한다"고 의견을 밝혔다.
지금 그가 가장 신경쓰는 부분은 발전된 경기 운영이다. 김강률은 "구위가 안좋거나 컨디션이 안좋을때 기복이 심한 게 내 최대 약점이다. 이제 나이도 있으니 구위나 구속을 신경쓰기보다는 구속이 안나오더라도 타자를 어떻게 잡느냐에 중점을 둬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제 김강률도 어느덧 투수조 최고참급에 속한다. 그만큼 후배들이 많이 늘어났다. 달라진 분위기에도 적응하고 있지만, 또 자연스럽게 경쟁하며 마운드가 더 단단해지기를 바라고 있다. 김강률은 "지금 내 보직은 없다. 홍건희, 이승진, 박치국처럼 잘해왔던 후배들도 있고, 저는 수술 후 2년 동안 실패한 시즌을 보내왔다. 제 자리가 없지만, 모든 선수가 1년 내내 잘할 수는 없다. 서로 안좋을 때 다른 선수가 채워주고, 1년을 꾸려나가면 된다. 각자 자기 할 일만 열심히 잘하면 될 것 같다"며 각오를 다졌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