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아직은 좀 더 지켜봐야 평가를 할 수 있을 것 같다."
두산 베어스 김태형 감독은 외국인 투수들에 대한 섣부른 평가를 경계했다. 우완 투수 워커 로켓과 좌완 투수 아리엘 미란다는 두산이 많은 기대치를 가지고 영입한 투수들이다. 과거 조쉬 린드블럼 혹은 지난해 라울 알칸타라, 크리스 플렉센에 근접한 역할을 해주길 고대하고 있다. 하지만 김태형 감독은 외국인 선수들은 뚜껑을 열어볼 때까지 확신할 수 없다는 생각이 확고하다. 김 감독은 "아직은 베스트 컨디션은 아니다. 로켓이 좀 더 빠르고, 미란다는 본인의 페이스대로 천천히 잘 준비하는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비자 발급 절차와 자가 격리로 인해 스프링캠프에 지각 합류한 로켓, 미란다는 동료 투수들에 비해 조금 늦게 시작했지만 컨디션을 빠르게 올리고 있다. 연습 경기까지는 실전 등판을 소화하지 않고, 시범경기부터 본격적인 첫 선을 보일 예정인데 현재까지는 전혀 문제 없이 진행되고 있다. 4일 울산 문수구장에서 열린 팀 훈련에서 로켓과 미란다는 나란히 첫 라이브 피칭을 소화했다. 타석에 타자들, 루상에 주자들이 있는 상황에서 실전과 비슷하게 던지는만큼 감각을 체크할 수 있는 기회다. 그동안 불펜 피칭 위주로 컨디션을 점검했던 두사람은 이날 30개 미만으로 공을 던졌다.
로켓은 29구를 던지는 동안 직구, 투심, 체인지업, 커브를 점검했고 직구는 최고 143km, 투심은 최고 147km을 마크했다. 미란다도 29구를 던지면서 직구, 포크볼, 체인지업, 슬라이더를 체크했고, 직구 최고 149km까지 나왔다. 아직 베스트 컨디션이 아닌 것을 감안했을때 빠른 페이스다. 로켓의 경우 150km 이상 빠른 공을 던질 수 있는 투수라 앞으로 구속이 더 상승할 것으로 기대되고, 미란다는 지난해 대만리그에서 뛸 때 직구 구속이 다소 감소했다는 이야기가 있었지만 150km에 육박하는 공을 던지면서 기대감을 증폭시켰다.
결국 첫 단추를 잘 꿰야 한다. 이들은 시범경기까지 무사 통과하면, 개막전에 출격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태형 감독은 "외국인 선수들은 시즌 초반 성적에 크게 좌우된다. 초반에 잘 풀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빠른 판단은 금물이지만, 로켓과 미란다가 살아나야 두산도 시즌 초반 상승세를 탈 수 있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