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최만식 기자] '위기 극복 이유있네.'
전주 KCC가 다시 연승 시동을 걸며 선두를 굳혀갈 태세다.
A매치 휴식기 이후 첫 경기 안양 KGC전(2월 27일)에서 내내 끌려가다가 패하고, 2위 울산 현대모비스가 바짝 추격하면서 위기를 맞을 것 같았다.
하지만 1일 원주 DB전(105대92 승)에 이어 3일 현대모비스와의 빅매치(85대81승)에서 우월한 경기력으로 승리하면서 한숨돌렸다. 이제 2위와의 승차는 3게임. 아직 안심할 승차는 아니지만 파죽의 12연승을 달렸던 기세를 회복하는 모습이다. 그럴 만한 비결이 있다.
우선 전창진 KCC 감독의 자체 진단이 정확하다. 전 감독은 현대모비스전이 끝난 뒤 "이정현 송교창의 출전 시간을 진작 조절해줬어야 했는데 내가 늦게 깨달은 것 같다"고 반성했다.
전 감독은 이날 송교창 대신 김상규를 선발 투입하는 등 12명 엔트리 가운데 10명을 가동했다. 핵심 토종 해결사인 이정현과 송교창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식스맨을 고르게 활용한 것. 그 결과 이정현과 송교창은 승부처에서 알토란같은 활약을 펼치며 승리에 힘을 보탰다. 여기에 김지완 이진욱 정창영 김상규도 '임무완수' 대열에 합류하는 등 완벽한 조화를 보였다.
전 감독의 특급 용병술 외에 빼놓을 수 없는 게 라건아-타일러 데이비스의 조합이다. KCC는 12연승을 할 때 라건아-데이비스의 이상적인 역할 분담 효과를 톡톡히 봤다. 최근 2연승 과정에서 그 환상 조합이 다시 살아났다.
두 용병은 2연승 하는 동안 DB전 35득점-11리바운드, 현대모비스전 29득점-14리바운드를 합작했다. 둘의 합작 기록이 득점 20점대 초반 이하, 리바운드 10개 이하가 되면 어김없이 꼬였던 KCC다.
라건아와 데이비스가 다시 의기투합하게 된 숨은 요인이 있다. KCC가 라건아의 대표팀 차출을 대비해 영입한 디제이 존슨이다.
라건아 특별 귀화선수 규정때문에 외국인 3명까지 보유할 수 있는 KCC는 대표팀 소집이 무산됐는데도 존슨을 그대로 보유하고 있다. 존슨은 군대로 치면 '5분 대기조'다. 라건아와 데이비스 중 누구 하나 문제가 생길 경우 즉각 투입할 수 있다. 존슨이 출전 기회만 오길 기다리고 있으니 라건아-데이비스 입장에선 자극제가 될 수 있다.
실제 라건아가 존슨과 현대모비스에서 함께 뛰었던 2018∼2019시즌 평균 24.7득점-14.2리바운드의 호성적을 보였다. 2012∼2013시즌부터 10시즌째 국내 무대에서 뛰는 동안 개인 한 시즌 최고 기록이다. 당시는 단신-장신 제한에 '1, 4쿼터 1명-2, 3쿼터 2명 출전'이 가능했다.
구단 관계자는 "천하의 라건아와 올 시즌 뜨는 별 데이비스가 존슨을 의식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존슨의 존재가 라건아-데이비스에게 시너지 효과로 작용하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
현재 KCC 페이스나 용병 1명 출전 제도에 따르면 존슨이 출전할 일은 없을 것 같다. 우승을 목표로 하는 KCC로서는 존슨을 쓸 일이 없는 게 이상적인 그림이기도 하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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