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프로야구에 관심 있는 기업은 여전히 많다."
얼마전 신세계그룹 정용진 부회장이 음성 기반 소셜 네트워크서비스인 '클럽하우스'에서 남긴 말이다. 정 부회장은 "야구단 인수는 (KBO리그)우승을 위해서"라며 특별한 야구열정을 과시했다. 이어 "유통회사가 야구판에 들어오면 어떻게 되는지 보여주겠다"고 의미심장한 말을 남기기도 했다. '야구 실력 이상의 의미'를 투영시킨 SSG 랜더스를 리그에 야심차게 상륙시키겠다는 '큰 그림'이었다.
야구를 넘어 팬들의 일상으로 파고들겠다는 SSG
6일 제주 서귀포 전지훈련을 마치고 인천으로 돌아온 SSG 선수단 집 앞엔 '깜짝 선물'이 기다리고 있었다. 신세계 이마트의 새벽 배송 서비스에 사용하는 '알비백'에 갖가지 음식들이 채워져 선수들에게 전달됐다. 이마트 PB 상품인 '피코크' 브랜드의 냉장-냉동 음식부터 신세계그룹 L&B 와인, 스테이크 등 총 11개 제품. 이마트 대표이사가 신세계 가족이 된 선수들에게 환영과 힘든 훈련을 치르고 돌아온 노고를 격려하고, 앞으로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메시지를 담은 편지도 동봉됐다.
제주도로 향했던 1군 선수단 뿐만 아니라 속초 전지훈련을 마치고 강화도에서 막바지 담금질 중인 퓨처스(2군) 선수와 구단 프런트 전원, 심지어 군에 입대한 선수에게도 '알비백'이 전달됐다.
야구계 한 관계자는 "신세계그룹이 SSG 랜더스에 거는 기대를 느낄 수 있었다"면서 "유통기업다운 인상적인 퍼포먼스"라고 평가했다. '알비백'에 담긴 선물 꾸러미는 일반 팬들도 마트, 온라인 쇼핑몰에서 어렵지 않게 접할 수 있는 물품. 하지만 어떤 의미를 부여하느냐에 따라 가치는 달라진다.
이 관계자는 "그룹 아이덴티티를 잘 살리면서도 세심한 배려를 아끼지 않는 이미지로 투자 이상의 효과를 만들었다"고 했다.
선수들의 적극적 호응은 SSG의 노력을 더욱 빛나게 했다. SSG 선수들은 알비백에 담긴 음식들을 꺼내 일일이 인증샷을 남기며 고마움을 표했다. SSG 구단 관계자는 "종류별로 음식이 다양하게 담겨 깜짝 놀랐다. 선수들도 적잖이 감동한 눈치"라고 했다. 지난해 FA계약으로 SSG의 새 식구가 된 최주환은 자신의 SNS에 선물로 받은 재료를 이용해 직접 요리하는 영상도 올렸다. '시너지 효과'를 기대했던 SSG의 노력에 선수들도 팔을 걷어붙였다.
연고지까지 살뜰히 챙긴 '신세계', 선수들도 맞장구
'모기업 홍보 첨병'으로 불렸던 KBO리그 각 구단의 이미지는 최근 꽤 퇴색됐다. 높아진 국민 소득 수준과 다양해진 여가 환경 속에서 프로야구는 단순히 기업 홍보 이상의 가치를 갖는 산업으로 성장했다. 다만 대기업 간판을 달고 정작 구단이 기업 주력 사업과 연관성 있는 마케팅 연결 고리를 찾기는 쉽지 않았다. 1990년대까지만 해도 구단 성적을 '자존심'과 연결시켰던 각 그룹의 시선도 많이 달라졌다.
때문에 적지 않은 돈을 투자해 야구판에 발을 들인 신세계그룹의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택진이형'으로 불리는 김택진 대표이사가 NC 다이노스 창단 이래 보여준 공격적 투자와 소탈한 이미지로 KBO리그는 이미 새로운 문화를 경험했다. 외부 소통을 즐기는 정용진 부회장이 만들 '용진이형'의 새로운 이미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이런 기대에 부응하듯 신세계그룹은 출범 초기부터 신선한 이슈들을 생산하면서 KBO리그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상륙자들을 뜻하는 '랜더스'라는 팀명도 특별하다. 연고지를 연상시키는 팀명은 KBO리그 역사상 처음이다. 인천공항, 인천항, 야구가 처음 전달된 곳. 인천하면 떠오르는 특별한 이미지를 팀명에 접목시켰다.
선수들도 맞장구를 치고 있다. 모기업 움직임에 관심을 갖고 스스로 '홍보맨'을 자처한다. 신세계그룹 인수 뒤 SSG 선수들은 "더 열심히 해야 한다"는 말을 버릇처럼 달고 다닌다. 단순히 '야구만 잘해서' 성공하는 시대가 아니라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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