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아시아계 주민들을 향한 혐오 범죄를 멈춰달라는 LA 다저스 데이브 로버츠 감독의 발언이 뒤늦게 화제가 됐다.
9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디 어슬레틱'을 비롯한 현지 언론들에 의해 로버츠 감독이 스프링캠프 초반 MLB 사무국 전체에 이메일 메시지를 보냈다는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로버츠 감독이 직접 메시지를 띄운 이유는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미국내에서 아시아계 미국인들과 태평양 섬 출신 주민들을 향한 혐오 범죄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한 연구소의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16개 주요 도시에서 발생한 아시아계를 향한 혐오 범죄는 총 122건으로 2019년의 49건보다 149% 증가했다. 뉴욕, LA, 보스턴, 시애틀, 산호세 등 16개 주요 도시 가운데 15개 도시에서 아시아계를 향한 범죄가 급증했으며 지난 5년 사이 최고 증가율을 보였다.
일본인 어머니와 흑인 아버지를 둔 로버츠 감독도 아시아계 미국인으로서 목소리를 높였다. 로버츠 감독은 "나는 아시아인들을 상대로 최근 많은 사건들이 벌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내게도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나는 메이저리그 내부적으로도 그 문제를 해결하고, MLB의 아시아계 미국인들에 대한 나의 지지를 보여주고 싶었다"고 이야기했다.
로버츠 감독은 "불행히도 아시아계를 향한 혐오 정서는 미국 역사의 일부이며 코로나19 대유행 기간 동안 세계의 문제를 한 인종을 타겟으로 돌린 것 같다"고 지적하며 "세계적인 전염병에 대해 아시아계 미국인들을 비난하는 것은 명백한 잘못"이라고 강조했다. 로버츠 감독은 또 "어떤 인종이든 그런 식으로 대우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덧붙였다.
로버츠 감독은 미국내 흑인, 아시아인에 대한 인권 문제에 자주 목소리를 내왔다. 지난해에는 흑인을 대상으로 한 미국 경찰의 총격에 반발해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의 8월 경기 거부를 지지하기도 했따.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