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고재완 기자] '하늘 아래 새로운 예능은 없다.'
예능판에서 통용되는 말이다. 언뜻 본 듯한 예능이 자주 등장하는 것이 이같은 이유 때문이다. 완전히 새로운 콘셉트의 예능이 탄생하기는 그만큼 어렵다.
오디션 프로그램이 예능계를 점령했을 때는 TV를 켜면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이 등장하기도 했다. 그래서인지 제작진들은 자신 만의 프로그램에 차별점을 두기 위해 여러가지 변주를 시도하며 노력하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쌍둥이' 같은 예능 프로그램이 자주 등장해 시청자들의 의아함을 사고 있다. 지난달 15일 첫 방송한 MBM '극한 고민 상담소-나 어떡해'(이하 나 어떡해)는 콘셉트 자체가 SKY와 채널A가 공동제작하는 '다시 뜨거워지고 싶은 애로부부'(이하 애로부부)의 '애로드라마' 코너와 유사하다. 재연배우들이 등장해서 '사랑과 전쟁' 류의 에피소드를 보여주고 패널들이 이에 대해 토론하는 방식이다. 패널들이 앉아있는 스튜디오만 다를 뿐 자극적인 스토리는 엇비슷하다. 게다가 '나 어떡해'의 스튜디오 콘셉트는 담요를 덮고 앉아 있는 JTBC '방구석 1열'과 꽤 유사하다.
MBN은 TV CHOSUN과는 표절과 관련해 소송중이다. 지난 1월 TV CHOSUN은 'MBN은 당사의 '미스트롯'과 '미스터트롯' 포맷을 도용해, 2019년 11월 '보이스퀸', 2020년 7월 '보이스트롯'을 방송했고, 현재는 '사랑의 콜센타'를 도용한 '트롯파이터'를 방송하고 있다"며 "지속적으로 시정을 요구함에도 불구하고 MBN의 포맷 도용 행위가 계속되는 바 당사는 '보이스트롯'을 대상으로 포맷 도용에 대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1월 18일 자로 제기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MBN 측은 "'보이스트롯', '트롯파이터' 등은 TV CHOSUN의 트로트 관련 프로그램들과 전혀 무관하다"고 반박하며 "'미스트롯'이 전 연령대의 여성 출연자들을 대상으로 하지만 '보이스트롯'은 남녀 연예인으로 출연자를 한정하고 있다. '트롯파이터'는 MBN이 지난해 2월 방송한 '트로트퀸' 포맷을 활용한 프로그램이다. 스튜디오에서 팀 배틀 형식으로 제작하고 있는 '트로트퀸'은 지난해 4월 방송된 '사랑의 콜센타'보다 두 달 먼저 방송했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두 방송사는 방송 포맷을 놓고 전례없는 소송전을 벌이고 있는 상태지만 MBN은 아랑곳 없이 '보이스킹'을 4월 론칭한다.
뿐만 아니라 지난해 방송한 MBN '오래 살고 볼 일-어쩌다 모델'(이하 어쩌다 모델)은 기획안 도용 의혹에 휩싸이기도 했다. 한 방송작가를 자칭한 네티즌은 "2019년 외주사에 기획안을 냈고 '모델할배'라는 가제로 기획회의까지 진행됐지만 코로나19로 보류했다. 하지만 이 외주사가 다른 작가와 '어쩌다 모델'을 진행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후에도 방송은 강행됐고 논란은 흐지부지됐다.
포맷 도용 논란이 일면 천편일률적인 대응이 바로 '장르적 유사성'이다. 같은 장르이기 때문에 어느정도 유사성을 가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K-예능이 아시아, 아니 전세계적으로 각광받고 있는 시기에 포맷 도용 논란은 자칫 해외에서까지 비웃음을 살 수 있는 문제다. 모든 예능 프로그램에 '오리지널'이라는 수식어가 부끄럽지 않게 고민하는 모습이 필요한 시점이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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