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2003년 3월, 리 로슈는 데포르티보와의 유럽챔피언스리그 경기에 선발로 뛰었다. 당시 그와 함께 했던 선수들은 라이언 긱스, 로랑 블랑, 니키 버트, 필립 네빌 등과 같은 전설들이었다.
그의 나이 불과 22세, 하지만 탄탄대로만 있을 것 같았던 그의 축구인생이 꼬이기 시작했다. 지금은 건설 노동자, 그리고 배관공으로 살아가고 있다.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맨유 유스 출신인 로슈는 제법 재능을 인정받았다. 오른쪽 풀백이었던 로슈는 잉글랜드 21세 이하 대표팀에서도 뛰었고, 리그, 리그컵, 유럽챔피언스리그에서도 뛰었다. 렉스험으로 임대돼 41경기나 소화했다. 다시 맨유로 돌아왔지만 두터운 선수벽에 막혔고, 결국 자유계약으로 풀렸다.
2003년 번리로 이적해 나름 괜찮은 활약을 펼쳤지만, 거기까지였다. 재계약 제안을 받지 못한 로슈는 렉스험으로 이적했고, 렉스험이 강등되며 다시 한번 팀을 떠나야 했다. 부상 등으로 재능을 끝내 꽃피우지 못한 로슈는 2011년 논리그 소속의 드롤리스덴을 끝으로 은퇴를 선언했다.
축구선수로의 삶은 끝났지만, 인생을 포기할 수는 없었다. 그는 PFA의 도움을 받아 배관공 자격증을 땄고, 건설노동자로의 삶을 시작했다. 그는 "처음에는 축구 중계도 보기 싫었다"며 "지금은 함께 땀을 흘리는 동료들에게 맨유 시절 이야기를 해주곤 한다"고 했다. 로슈는 "내 삶에 후회는 없다"며 "하지만 나는 젊은 선수들에게 진정한 삶에 대해 일깨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대부분은 프로가 되지 못하면 나락에 빠진다"고 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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