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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은 3경기 포기는 없다" 최하위 LG, 마지막 자존심 '시즌 20승'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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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패배는 모두 제 탓입니다."

투지를 불태웠지만, 전력 차이를 극복할 수는 없었다. 창원 LG는 그렇게 시즌 마지막 홈경기에서도 패하고 말았다. 지난 28일 창원 실내 체육관에서 열린 '2020~2021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전주 KCC와의 시즌 홈 최종전. 경기 전부터 LG 선수단 분위기는 사뭇 비장했다. 특히 이번 시즌 처음으로 LG 지휘봉을 잡은 조성원 감독의 각오는 뜨거웠다. 그는 "선수 기용폭을 크게 하겠다. 누가 들어가든 자신감있게 해주길 바란다"면서 부상으로 결장하게 된 이관희의 공백에 대해서도 "이관희가 팀에 와서 잘 해줬지만, 그가 없어도 경기를 치러왔다"며 크게 개의치 않았다.

이런 분위기는 적어도 3쿼터까지는 LG를 앞서가게 만들었다. 하지만 승부처에서 KCC가 전력으로 부딪혀 오자 LG는 무너졌다. 리그 1위팀과 최하위팀의 전력 차이는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다. 결국 KCC가 82대73으로 이겼다.

이날 경기를 마친 뒤 LG는 조촐한 이벤트를 마련해 시즌 내내 아낌없는 성원을 보내 준 홈팬들에게 보답하는 시간을 가졌다. 물론 팀이 이겼다면 더 좋았겠지만, 그래도 LG 선수단은 팬들에게 정성을 다해 인사를 전했다. 조 감독 역시 코트에 나와 마이크를 잡았다. 그는 팬들에게 사과부터 했다. 그리고 패배에 대한 모든 책임이 감독에게 있다고 고개를 숙였다.

팬들 역시 이런 조 감독의 진심어린 고백을 따뜻한 격려의 박수로 감싸줬다. '왜 꼴찌를 했느냐'고 비난하거나 화를 내는 이는 없었다. 사실 이번 시즌 LG는 개막 이전부터 하위권으로 분류될 만큼 전력이 강하지 못했다. 김종규의 이적 이후 핵심 전력이라고 할 만한 선수가 없었다. 강병현 조성민은 이미 기량이 쇠퇴했고, 김시래가 에이스 역할을 하다가 시즌 막판 서울 삼성으로 트레이드된 이후 이관희가 에이스역할을 했다. 하지만 이미 바닥으로 떨어진 순위를 끌어올릴 만큼의 영향력을 발휘하진 못했다.

어쨌든 LG는 이번 시즌 최하위를 면하지 못할 전망이다. 하지만 조 감독과 선수단은 여전히 강한 목표의식을 갖고 있었다. 조 감독은 "아직 3경기가 남아있다. 매 경기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며 순위에 상관없이 최선을 다해 시즌 마무리를 하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LG 선수단 관계자 역시 "적어도 20승은 해서 역대 최하위 최다승 기록에 도전하려고 한다. 20승은 자존심의 숫자"라고 말했다. 남은 3경기에서 2승을 따내면 된다. 과연 LG가 2승을 추가해 최소한의 자존심은 지킬 수 있을 지 주목된다. LG는 4월 3일 인천 전자랜드, 4일 서울 SK 6일 울산 현대모비스와 경기를 남겨두고 있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