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야심차게 영입한 주전 1루수가 복사근 파열로 이탈했다. 5주 공백 예정이다. 그를 대체할 1루수는 일주일도 안돼 인대 파열로 이탈했다. 4개월 공백 예정이다.
삼성은 30일 대구 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두산베어스와의 마지막 시범경기를 마친 뒤 '이성규 선수가 수비 훈련 중 점프 후 착지 과정에서 공을 밟아 왼쪽 발목을 다쳤다. 대구 서주 미르 영상의학과 MRI검사 결과 인대파열 진단을 받았다. 회복에 4개월 정도가 소요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개막을 일주일도 남기지 않은 시점. 삼성 라이온즈에 닥친 기막힌 현실이다.
이게 전부가 아니다.
토종 에이스 최채흥은 복사근 파열로 최소 한달간 공백이 불가피하다.
캠프 초반 활배근 통증으로 빠졌던 주포 김동엽이 복귀에 시동을 걸었다는 점이 그나마 위안거리. 하지만 실전 감각을 회복하고 복귀하려면 개막 후 또 한참을 기다려야 한다.
백업 1순위 포수였던 김도환도 재활중이다. 캐치볼을 시작했지만 그 역시 충분한 시간이 필요하다.
가뜩이나 부족한 좌완 불펜진에서도 파이어볼러 노성호가 팔꿈치 부상으로 이탈했다. 허삼영 감독은 "전반기는 힘들 것 같다"고 전망했다.
삼성은 겨우내 여러모로 많은 준비를 했다.
발 빠르게 움직여 눈에 보이는 약점을 보완했다.
1루수 거포 부재를 오재일로, 좌익수 약점은 일본을 거쳐 온 '안전 카드' 호세 피렐라로 메웠다. 최근 수년간 경험을 쌓은 선수들의 축적된 포텐도 터질 시점이 됐다. 이 모든 요소가 시너지 효과를 이뤄 도약을 꿈꿨다. "5강을 넘어 2강 전력"이란 조금은 과한 예상까지 나왔다.
하지만 개막도 하기 전에 삼성은 최대 위기에 빠졌다.
지난 5년 간 어김 없이 발목을 잡던 부상 먹구름이 짙게 드리웠다. 초반부터 찾아온 삼성의 위기. 과연 허삼영 호는 큰 파도를 헤쳐나갈 수 있을까.
지난 1년 간 이미 숱하게 경험한 부상 악령에 어지간히 단련된 허삼영 감독은 애써 담담했다. 그는 마지막 시범경기에 앞서 이렇게 말했다.
"겨우내 준비를 잘 했다고 생각했는데 한꺼번에 다치니까 자칫 팀 분위기가 다운될까 걱정입니다. 이제는 전쟁터로 나가야 할 시기이기 때문에 뒤를 돌아볼 틈은 없습니다. 남은 선수들로 전력을 다해 헤쳐나갈 생각입니다. 출발은 미비하지만 마지막에 웃을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