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코트 위에서 최선을 다한 선수로 기억되고 싶어요."
익숙했던 코트, 정든 동료를 뒤로 한 채 은퇴를 선언한 김수연(35)이 눈물로 진심을 전했다.
'코트 위 여전사' 김수연이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았던 프로 인생의 마침표를 찍었다. 2020~2021시즌을 끝으로 자유계약(FA) 자격을 얻은 김수연은 오랜 고민 끝에 은퇴를 선언했다. 2005년 신인선수 드래프트에서 전체 4순위로 청주 KB스타즈에 합류한지 17년 만이다.
김수연은 "초등학교 2학년 때부터 농구를 했어요. 오래했죠? 이제 놔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감독님과 코칭스태프, 동료들에게 인사하러 숙소에 다녀왔어요. 기분이 이상하더라고요. 다른 사람들은 새 시즌 준비하러 모였는데, 저만 마지막이니까. 짐을 정리하는데 선수들이 옆에 와서 많이 아쉬워하더라고요. 사실 그게 가장 속상해요. 이 좋은 선수들과 헤어지는게…"라며 끝내 말을 잇지 못했다.
그는 프로에서만 363경기(정규리그 345경기, 포스트시즌 18경기)를 소화한 베테랑이다. 골밑에서의 투지와 파워는 타의 추종을 불허했다. 김수연은 선수 생활 막판 인천 신한은행에서 뛰며 한채진 이경은 김단비 등과 '언니 파워'의 핵심으로 활약했다. 늘 밝은 날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그는 발목과 무릎 부상으로 한동안 코트를 밟지 못했다. 2017년 한 차례 은퇴했다 복귀한 기억도 있다.
김수연은 "돌아보면 제게 기회는 많이 왔던 것 같아요. 하지만 한 번씩 부상을 입었어요. 힘들었죠. '내가 뭘 잘못했나, 죄를 짓고 살았나' 생각한 적도 있어요. 선수 생활하면서 부상이 많았던 게 마음이 아파요. 그래도 그걸 받아들이고 다시 재활하고, 복귀하면서 뛰었던 것 같아요"라고 돌아봤다.
이제는 그 아픔마저도 과거가 됐다. 김수연은 고민을 거듭한 끝에 은퇴를 결심했다.
그는 "코트 위에서는 정말 최선을 다했어요. 공이 굴러가면 슬라이딩을 해서라도 잡으려고 했어요. 간절했으니까요. 팬들께도 그런 선수로 기억되고 싶어요. 돌아보면 부상도 많았고, 힘든 일도 있었던 게 사실이에요. 가끔은 제가 작아진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어요. 하지만 좋았던 기억이 더 많은 것 같아요. 그 감사한 기억만 가지고 떠나려고요. 이제 또 다른 삶을 살아가잖아요. 여러 가지 도전할 생각이에요. 그 전에 잠시만 쉬려고요. 살면서 처음으로 알람을 꺼놓고 잘 수 있을 것 같아요. 마지막까지 함께하자고 잡아준 모든 분들께 감사하면서 떠나요. 정말 감사했습니다"라며 '진짜 안녕'을 고했다.
신한은행은 김수연의 은퇴식을 준비하고 있다. 구단 관계자는 "김수연은 WKBL에서 17년을 뛴 베테랑이다. 그에 맞는 예우를 하는 게 맞다고 생각해 준비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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