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노)진혁이 형, 같이 올림픽 가야죠!"
NC 다이노스가 센터 라인을 태극 마크로 채우게 될까.
올시즌 KBO리그 유격수 OPS(출루율+장타율) 1위는 마차도(롯데 자이언츠, 0,810)다. 수비 뿐 아니라 공격에서도 돋보인다. 그 뒤를 잇는 토종 유격수 1위가 바로 노진혁(NC, 0.767)이다. 김하성(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이 미국으로 떠나고, '터줏대감' 오지환(0.668)이 부진한 가운데, 박성한 김혜성 심우준 하주석 등을 제치고 당당히 맨 꼭대기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노진혁은 2018년 첫 주전을 꿰찬 뒤로 매년 성장을 거듭한 끝에 지난해 '거포 유격수'라는 농담같던 별명을 현실로 만들었다. 타율 2할7푼4리 20홈런 82타점 OPS 0.836, 커리어 하이를 달성했다. NC의 창단 첫 우승을 이끈 주역으로 당당히 이름을 올릴만하다.
올시즌 초엔 허리 통증과 부진에 시달렸다. 거포로 거듭난 그를 경계하며 투수들이 던지는 변화구에 쉽게 적응하지 못해 타격 포인트를 뒤로 늦춘 게 원인이었다. 하지만 최근 다시 자신의 타이밍을 되찾았고, 5월 한달간 타율 2할8푼8리 3홈런 14타점 OPS 0.851을 기록했다.
올해 목표도 20홈런이다. 올시즌 아직 4개에 불과하지만, 지난해 5~7월 3개월 동안 11개를 치는 등 '몰아치기'에 자신이 있다. 소속팀이 '홈런 군단' NC다보니 상대적으로 견제도 덜 받고, 양의지 나성범 등 기댈만한 선배들도 많다.
노진혁은 도쿄올림픽에 대해 묻자 "난 잊고 뛰고 싶은데, 박민우가 자꾸 올림픽 바람을 넣는다. 욕심이 없다면 거짓말"이라며 미소지었다.
"태극마크는 야구선수 평생의 영광 아닌가. 골든글러브보다 더 간절한게 태극 마크다. '시즌초부터 잘해야한다'는 생각에 좀 욕심을 부렸더니 성적이 안 나왔다. 그래서 '이제 잘하는 사람이 가겠거니' 하는데, 박민우가 맨날 '형 올림픽 가야죠? 같이 가요' 한다."
노진혁으로선 대표팀 승선을 논하는게 조심스럽다. 설레발도 걱정되거니와, 소속팀 '디펜딩챔피언' NC가 중위권에 머물고 있기 때문이다. 노진혁은 "요즘은 우선 이기고 보자고 얘기하는 편"이라며 웃었다.
"일단 주전포수는 양의지 형 아닐까. 센터라인 3명이 다 NC라면 팀에서도 자부심을 가질 만한 것 같다."
대표팀 유격수는 수비를 최우선으로 한다. 노진혁은 흔히 '공격형 유격수'로 불리지만, 최근 몇년간 수비에서의 안정감도 인정받고 있다. 노진혁은 "워낙 움직임이 좋은 선수들이 많아 범위는 조금 좁지 않나"라면서도 "화려한 수비도 좋지만, 위치를 잘 잡고 나한테 오는 타구를 얼마나 깔끔하게 처리하느냐에 초점을 맞춘다면 나도 뒤지지 않는다"며 자부심을 내비쳤다.
도쿄올림픽 대표팀 사령탑은 '은사' 김경문 감독이다. 노진혁은 2012년 특별 신인 지명으로 NC에 입단한 '성골'이고, 김 감독은 창단 감독이었다.
노진혁의 주전 발탁 역시 김 감독의 결단 덕분이었다. 노진혁은 2017년 롯데 자이언츠와의 준플레이오프 3차전에 깜짝 선발 출전, 멀티 홈런을 쏘아올리며 깊은 인상을 남긴 뒤 이듬해 주전으로 올라섰다. 노진혁은 "신인 때 생각해보면, 정말 무서운 감독님이었다"고 회상했다.
"이제 나도 연차가 차지 않았나. 전에 김 감독님이 무섭게 하셨던 이유들을 곱씹곤 한다. 작년에 처음으로 김 감독님께 '당당하게 인사드리고 싶다'고 처음 문자를 드렸다. 감독님이 '열심히 해라. 좋은 모습 보여달라'고 하시더라. 아마 다시 만나면 '노진혁이 여전하네' 하실 것 같기도 하다. 그래도 좀더 재미있게 뛸 수 있지 않을까. 입방정 떨지 않고, 욕심 부리지 않고, 겸손하게 잘하는 선수가 되겠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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