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 "팔색조입니다. 팔색조."
'팔색조'는 1980~1990년대를 수놓았던 해태 타이거즈 조계현(현 KIA 타이거즈 단장)의 별명이었다. 다채로운 변화구를 앞세워 타자들을 요리했던 전성기의 조계현을 기억하는 팬들이 많다. 갑자기 '팔색조' 얘기를 꺼낸 건 NC 다이노스 포수 양의지 때문이다.
지난 1일 창원에서 열린 NC와의 경기를 앞두고 두산 베어스 김태형 감독이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었다. 이용찬의 보상선수로 NC에서 영입한 박정수를 평가해 달라는 요청이 나왔다. 이때 김 감독은 취재진 뒤쪽을 항해 "야, 박정수 어떤 애냐?"고 소리쳤다. 지나가던 양의지가 열려있는 인터뷰실 문을 통해 김 감독을 보고는 살짝 얼굴을 내밀고 있었던 것이다.
김 감독은 박정수가 NC에 있을 때 호흡을 맞췄을 양의지에게 인사를 겸해 의견을 물었고, 특유의 미소를 짓고 있던 양의지는 "팔색조입니다. 팔색조"라며 자신있게 답했다.
박정수는 야탑고를 졸업하고 2015년 KIA에 입단해 경찰야구단을 거쳐 2019년까지 던진 뒤 지난해 8월 문경찬과 NC로 트레이드됐다. 이어 NC가 지난달 22일 FA 이용찬을 영입하면서 보상선수로 두산 유니폼으로 갈아입었다. 올해 NC에서는 3경기에 선발등판해 3승, 평균자책점 3.94를 올렸다.
그는 이적 후 지난달 29일 삼성 라이온즈전에 구원등판해 1이닝 2안타 1실점을 기록하며 김태형 감독 앞에서 첫 경기를 치렀다. 그 경기에서 두산 선발 유희관은 1이닝 6안타 1볼넷 5실점으로 무너졌다. 김 감독은 경기 직후 유희관의 대체 선발로 박정수를 낙점했다. 유희관은 올시즌 8경기에서 2승4패, 평균자책점 8.45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더이상 선발 로테이션에 남겨두기는 무리. 개인통산 100승에 1승을 남겨놓고 있지만, 컨디션을 회복할 시간을 줘야 한다는 판단이다. 박정수가 그의 자리를 대신하게 됐다.
김 감독은 박정수에 대해 "공 자체도 좋고 체인지업이 좋다. 지난 경기(삼성전)에서 괜찮다고 판단했다. 희관이가 좋지 않으니까 그 자리에서 역할을 해줬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밝혔다.
박정수는 올해 NC 2군에서도 선발수업을 쌓았다. 2군 5경기에 등판해 1승1패, 평균자책점 1.54, 피안타율 1할7푼9리로 안정감을 보였다. NC에서도 선발 자원으로 육성 과정을 밟고 있던 상황이었다. 140㎞ 정도의 직구와 슬라이더, 체인지업, 커브 등 변화구를 다양하게 구사한다. 박정수는 오는 4일 잠실에서 SSG 랜더스를 상대로 이적 후 첫 선발등판한다.
김 감독은 박정수와 더불어 최근 선발 로테이션에 들어온 곽 빈이 토종 선발진 공백을 메워주기를 바라고 있다. 김 감독은 "둘 다 기대치는 있지만 무엇보다 자신있게 던졌으면 한다. 자기 공을 던지기를 바랄 뿐"이라면서 "둘 다 기대치를 떠나서 과정이 더 나와야 한다. 박정수는 아직 더 봐야겠지만, 잘 던지려고 부담갖지 말고 본인 공을 던져주면 어느 정도 역할을 해줄 수 있다"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창원=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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