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3할 타자와 10승 투수, 으레 강팀의 조건을 떠올릴 때 거론되는 존재다.
당연한 이치다. 많은 안타로 득점 기회를 창출해야 할 타자와 상대 타선을 막는 든든한 선발 투수는 공수의 핵심. 좋은 타자, 투수를 얼마나 많이 확보하느냐가 강팀의 출발점이다.
한화 이글스도 올 시즌 이런 강팀의 조건을 갖출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3할을 넘보는 타자들이 나타나기 시작했고, 마운드에서도 두 자릿수 승수를 확보할 투수가 가시권에 나타나고 있다.
타선에선 정은원(21)과 하주석(27)이 3할 타율에 도전한다. 21일 현재 정은원은 2할9푼8리(228타수 68안타), 하주석은 2할9푼1리(234타수 58안타)다.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이 상위 타선의 코어로 꼽는 선수들. OPS(출루율+장타율)에서도 정은원은 0.873, 하주석은 0.803으로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타율 2할6푼3리인 노시환(21)도 후반기 활약 여부에 따라 생애 첫 3할 타율을 노려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마운드에선 김민우(26)가 생애 첫 10승에 도전하고 있다. 14경기 7승5패, 평균자책점 4.46인 김민우는 올 시즌 한화의 에이스 역할을 하고 있다. 선발 로테이션 진입 당시 기대와 우려가 교차했지만, 시즌 초반부터 빠르게 승수를 쌓아가며 10승에 단 세 걸음 만을 남겨두게 됐다. 6월 4경기서 1승3패로 다소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반등 포인트를 찾는다면 10승 도전은 충분히 이뤄질 것으로 기대된다.
3할 타자와 10승 투수 확보는 리빌딩을 선언한 한화가 풀어야 할 최대 과제였다. 공인구 반발력이 조정된 앞선 두 시즌 간 3할 타율을 기록한 타자가 김태균(은퇴) 단 한 명 뿐이었다. 마운드에선 외국인 투수들이 에이스 노릇을 했으나, 국내 투수들의 뒷받침은 이뤄지지 않았다.
올 시즌 한화가 이런 숙제를 풀 가능성은 낮게 점쳐졌다. 베테랑을 대거 정리하고 젊은 선수들로 꾸린 타선이나, 불확실성이 큰 마운드 모두 물음표가 붙었다. 그러나 수베로 감독과 외국인 코치진이 퓨처스(2군)와 협력하며 만들어간 그림 속에서 해답은 의외로 빨리 나타나는 모양새다. 투-타 코어 확보 뿐만 아니라 타선의 전체적인 구조, 불펜 요원 확보 등 부차적인 숙제들도 빠르게 답을 찾아가고 있다.
이런 한화의 모습이 5강 진입이라는 '이변'으로 연결될지는 미지수다. 시즌 초반부터 로테이션 라인업, 탠덤 등 변칙적인 운영으로 사실상 총력전 운영을 하면서 체력 소모가 커진 게 사실. 리그 중후반까지 지금의 흐름을 이어갈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그러나 어느 때보다 불확실했던 리빌딩 첫 시즌에 꿋꿋하게 발걸음을 옮기면서 하나 둘 씩 성과를 얻어가는 모습은 한화의 방향성이 틀리지 않았음을 입증하고 있다.
조용히 강팀의 조건을 갖춰가고 있는 독수리군단. 그동안 갈구해온 비상이 머지않아 보인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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