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신인이 데뷔 첫 홈런을 칠 때 선배들이 '무관심 세리머니'를 하는 경우가 있다. 후배에게 더 기억나는 첫 홈런을 만들어 주는 재미가 있다.
두산 고졸 신인 안재석이 지난 19일 수원에서 열린 KT 위즈와의 더블헤더 2차전서 데뷔 첫 홈런을 쳤을 때 더그아웃에서 선배들 누구도 그에게 축하를 건네지 않고 아무일도 없었던 것처럼 행동해 팬들을 웃음짓게 했었다.
그런데 신인의 첫 홈런이 너무 극적인 상황에서 나오면 무관심 세리머니를 생각할 겨를이 없다. LG 트윈스 고졸 신인 이영빈의 홈런이 선배들을 미치게 했다.
이영빈의 데뷔 첫 홈런은 27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나왔다. 삼성 라이온즈와의 원정경기서 5-5 동점이던 8회초 2사 2루서 심창민을 상대로 터졌다. 0-5로 뒤지던 LG가 7회초 2사 만루서 채은성의 동점 만루포로 5-5를 만든 뒤 막내인 이영빈이 역전 투런포를 쏘아 올렸다.
LG 류지현 감독이 경기후 "올시즌 최고의 경기였다"라고 극찬할 정도로 짜릿했던 경기. 그리고 그 클라이맥스는 이영빈의 홈런이었다.
이영빈은 치고 난 뒤 잠시 타구를 바라본 뒤 열심히 뛰기 시작했다. 타구를 바라보는 시간이 그리 길지 않고 잠깐이어서 2루타인줄 알고 뛰었나 싶었는데 이영빈은 "공이 나가는 궤적과 탄도를 보고 넘어 가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공을 쳐다봤는데 그 시간이 길게 느껴졌다"라며 웃었다. 홈런임을 직감했음에도 전력질주를 한 것. 신인의 패기가 그대로 묻어났다.
너무 극적인 홈런에 더그아웃도 난리가 났다. 막내의 첫 홈런에 '무관심 세리머니'로 장난칠 분위기가 아니었다. 더그아웃으로 돌아온 이영빈을 선배들은 크게 환호성을 지르며 마구 때리면서 더없이 큰 축하를 해줬다.
이영빈은 "내가 상상했던 첫 홈런과 똑같았다. 팀을 승리로 이끄는 홈런을 치고 싶었다"라며 웃었다.
대구=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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