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추신수였다. 문자는 극히 조심스러웠다. "이건 코치들한테도 말하지 않았던 건데"라며 에피소드를 털어놓은 김원형 감독의 전언.
Advertisement
이유가 있었다.
Advertisement
트레이드 상대였던 NC 정진기와 정 현은 때 마침 좋은 활약을 펼쳤다. 마음이 더 급해졌다. 표정이 점점 어두워졌다.
Advertisement
실례를 무릅쓰고 사령탑에게 간청한 이유.
이 모든 상황을 훤히 꿰고 있었다. 후배를 생각하는 최고참의 순수한 마음을 모를 리가 없었다. 흔쾌히 선수단 맏형의 청을 받아들였다. 대신 감독과 최고참 사이의 비밀로 남겼다.
이날 추신수는 실제로 라인업에서 제외됐다. 대신 김찬형이 2번 2루수로 선발 출전했다.
김찬형 기 살리기 프로젝트. 바로 효과를 보지는 못했다. 오랜만의 선발 출전에 김찬형은 아쉽게 첫 두 타석을 모두 삼진으로 물러난 뒤 4회 세번째 타석 때 대타 박성한으로 교체됐다.
다음 날 NC전에서도 김찬형은 기회를 받았다. 9번 3루수로 선발 출전했다. 하지만 또 한번 첫 두타석 연속 범타 후 세번째 타석 때 대타 최 정으로 교체됐다. 29일 삼성과의 홈 경기에서는 대타로 출전했지만 삼진.
자칫 6월을 무안타로 마칠지도 모를 답답한 상황. 김찬형 본인은 물론 추신수의 속도 타들어갔다.
6월의 마지막 날인 30일 더블헤더 2차전. 선발 출전하는 김찬형을 꼭 안아줬다. 진심을 다해 좋은 결과를 빌었다. 기가 전달된걸까.
극적인 반전이 일어났다. 9번 2루수로 선발 출전한 김찬형은 2-4로 뒤진 4회 2사 후 좌중간 2루타로 4득점 역전의 물꼬를 텄다. 7-4로 앞선 8회에는 중월 솔로포로 쐐기를 박았다. 이적 후 첫 홈런이자 시즌 첫 홈런.
타구가 담장을 넘는 순간, 추신수는 자신의 일보다 기뻐했다. 덕아웃에서 겅중겅중 뛰면서 온 몸으로 기쁨을 표현했다. 자신의 출전을 희생해 가며 살리려고 애쓴 후배의 봉인해제.
속 깊은 대선배의 진심에 멋지게 화답한 김찬형도 "며칠 전부터 신수 선배님께서 '잘 칠거다, 좋은 결과 있을 것'이라며 정말 큰 힘을 주셨다. 너무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6월 마지막 날 첫 안타를 뽑아냈던 김찬형. 그는 7월의 첫날인 1일 삼성전에 4회 2루타로 일찌감치 안타를 신고하며 추신수의 도움 속에 확 살아난 장타 감각을 이어갔다.
잘 되는 집안의 전형적인 풍경. 그 중심에 메이저리거 출신 맏형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