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18일 KBO는 새 방역수칙을 발표했다.
코로나19 4차 대유행기를 맞아 7,8월 한달 여 휴식기 동안 선수들의 안전한 후반기 준비를 위한 취지. 핵심은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상황 시 행동 지침 추가였다.
구단 지정 장소에서만 개별 및 단체 훈련을 진행할 수 있으며, 실내외 훈련 모두 마스크 착용이 의무다. 연습 경기와 공식 경기에서만 마스크 착용에 예외를 적용하기로 했다.
강화된 방역수칙 발표 첫날인 이날 오후, 잠실과 고척의 풍경은 사뭇 달랐다.
오후 1시 부터 잠실야구장에서 벌어진 두산 베어스의 자체훈련. 그라운드에 나선 선수는 고작 7명 선이었다. 훈련을 돕기 위한 스텝이 함께 한 조촐한 규모의 약식 훈련.
확진 1군 선수 2명이 나온 두산은 자가격리 대상 선수 17명, 코칭스태프 14명까지 1군 선수단의 무려 68%가 격리 중이다. 팀 훈련이 정상적으로 이뤄질 리 없었다. 대표팀 차출 선수를 제외하고 대표팀 예비명단에 포함돼 백신 2차 접종까지 완료한 선수들이 주축이 돼 몸풀기 차원의 자체 훈련에 나선 셈.
완전체 팀 훈련이 아닌 탓이었을까. 아쉬운 모습이 포착됐다.
일부 선수가 가족을 동반한 채 그라운드에 나섰다.
어린 자녀를 동반한 선수도 있었고, 동생을 데리고 온 외국인 선수도 있었다. 해당선수들과 자녀들은 노 마스크 상태였다.
반면, 대표팀 훈련 이틀째인 고척 스카이돔 풍경은 정반대였다.
훈련 첫날이던 전날(17일) 노 마스크로 훈련했던 대표팀 선수들은 KBO의 새 방역수칙이 떨어지기 무섭게 선수와 코칭스태프 전원 마스크를 쓴 채로 훈련에 임했다. 고된 펑고 훈련 속에 답답한 듯 마스크를 살짝 들어 올려 거친 숨을 토해내는 모습도 포착됐지만 이내 제대로 착용하고 모든 수비 훈련을 마쳤다. 힘든 훈련 속에서도 방역 지침을 철저히 준수하기 위해 애쓰는 장면이 인상적이었다.
극과극이었던 잠실과 고척 풍경.
긴장감의 차이였을까, 아니면 KBO의 새로운 방역수칙 발표 첫날의 단순 시행착오였을까.
이를 떠나 훈련 장소에 노 마스크 자녀 동반은 신중치 못했다. 호흡조절이 쉽지 않은 아이라 마스크를 쓰기 힘들다는 점을 십분 감안하더라도 해당 구단에 확진자가 발생한 직후라 조심했어야 할 상황이었다.
사상 초유의 프로야구 중단사태를 부른 코로나19 확진 사태. 일부 선수들의 부적절한 호텔방 음주 사태 속에 불거진 '방역수칙 위반' 탓이었다. NC 선수 3명은 확진 됐고, 키움, 한화 선수는 운 좋게 확진을 피했다. 결과는 달랐지만 '방역수칙 위반'이란 일탈은 같았다.
과연 이 세 팀 해당 선수들 만의 문제로 치부할 수 있을까. 지금까지 KBO 방역지침을 철저히 지켜왔다고 자신할 수 있는 선수는 과연 몇 명이나 될까.
리그가 발칵 뒤집히는 난리가 났음에도 불똥이 튀지 않은 다른 선수들에게는 그저 강 건너 불구경일 뿐인 걸까.
이번 사건은 프로야구에 종사하는 선수들 모두의 일이다. '내 일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느슨함 속에 방역은 순식 간에 뚫리고 만다. 단 1명의 선수 감염이 단 한번도 멈추지 않았던 프로야구의 수레바퀴를 세울 수 있음을, 그저 상상만 했던 무시무시한 현실을 이번 사태를 통해 아프게 경험했다.
교훈 없는 잘못이 반복되면 종국에는 와르르 무너지고 만다.
심각한 후폭풍을 일으키고 있는 호텔방 음주파문.
아픔 속에 타산지석으로 삼으려면 프로야구 선수 모두 이 사건을 계기로 방역과 야구장 밖 행동에 각별한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
작은 방심이 돌이킬 수 없는 재난을 부른다.
큰 불로 번져 잿더미만 남은 판을 뒤늦게 아쉬워해 봐야 만시지탄일 뿐이다. 더 늦기 전에 선수 하나하나가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할 때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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