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진회 기자] 9년 전이었다.
'배구 여제' 김연경(33·중국 상하이)은 생애 처음으로 출전했던 2012년 런던올림픽을 기점으로 세계 여자 배구계의 독보적인 존재로 탄생했다. 당시 대회 8경기에서 총 207점을 기록해 올림픽 여자배구 득점왕을 차지했다. 득점 부문 2위 미국의 데스티니 후커(161점)를 46점차로 크게 따돌렸다.
2005년 센세이션을 일으키며 프로에 데뷔했던 김연경은 런던 대회에서 절정의 기량을 뽐냈다. '여자배구계 메시'라는 별명도 이 때 얻었다.
특히 한국은 4위에 그쳤지만, 보통 우승팀에서 나오는 MVP를 수상했다. 무척 이례적인 일이었다. 올림픽 여자배구 역사상 한국 선수가 MVP를 수상한 것은 처음이었다. 세계 대회에서도 1973년 국제배구연맹(FIVB) 월드컵에서 조혜정 이후 39년 만에 한국에서 MVP가 나온 것이었다.
김연경이 MVP를 받을 수 있었던 원동력은 리베로 못지않은 수비력 덕분이었다. 올림픽 MVP는 득점 기술과 함께 리시브와 디그 등 비득점 기술과 팀 기여도까지 감안해 대회조직위원회가 선정한다. 김연경은 현재 192cm의 큰 신장을 보유하고 있지만, 원곡중 3학년 때까지 신장이 1m 70cm 미만에 불과해 리베로를 담당했다. 그때 터득한 수비력을 유지해 세계 최고의 선수들이 모인 올림픽 무대에서 '월드 스타'로 거듭날 수 있었던 것이다.
9년이 흘렀다. 김연경의 기량은 정점을 찍고 내리막 길을 걷을 수밖에 없는 시점이다. 그러나 김연경은 도쿄올림픽에서도 최고의 레프트 공격수로 칭찬받을 만했다. 수치로 나타난다. 이번 대회 A조 예선 5경기에서 87득점을 기록하며 득점 부문 2위를 기록 중이다. 1위 티아나 보스코비치(세르비아·116득점)와 격차가 많이 나고, 3위 파올라 오게치 에고누(이탈리아82득점)와 4위 조던 톰슨(미국·78득점) 등 득점 부문 상위권에 있는 선수들이 경기를 치르고 있고, 치를 예정이라 김연경의 순위는 내려갈 수 있다. 그러나 톱 10에 이름을 올리는 건 확정적이다. 무엇보다 2일 열린 세르비아전에서 체력안배를 위해 3세트를 뛰지 않고도 득점 부문 톱 10에 포함됐다는 건 지난 9년간 월드 클래스 기량을 유지했다는 것을 스스로 증명해냈다.
김연경은 이미 국내 무대를 다시 평정하고 올림픽을 나섰다. 10년 만에 V리그로 복귀한 김연경은 2020~2021시즌 흥국생명 소속으로 공격성공률 1위(45.92%), 오픈 공격 1위(44.48%), 서브 1위(세트당 평균 0.277개) 등 대부분의 득점 부문에서 상위권을 찍었다. 무엇보다 비득점 디그 부문에서도 5위(세트당 평균 3.893개)에 이름을 올리며 팀 내 공격 뿐만 아니라 가장 수비를 잘하는 선수임을 입증했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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