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패럴림픽 공동취재단]한국 남자사격 간판 박진호(44·청주시청)가 2020 도쿄패럴림픽에서 사격 선수단에 첫 번째 메달을 안겼다. 자신의 첫 패럴림픽 메달이기도 하다.
박진호는 30일 일본 도쿄의 아사카 사격장에서 열린 도쿄패럴림픽 사격 남자 10m 공기소총 입사 SH1 결선에서 224.5점을 쏴 둥차오(246.4점·중국), 안드리 도로셴코(245.1점·우크라이나)에 이어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처음 출전했던 2016 리우대회에서 메달이 없었던 박진호는 이날 동메달이 인생의 첫 패럴림픽 메달이다. 그는 "세계선수권(2014년 금) 등 다른 대회에선 메달이 다 나왔는데 패럴림픽만 없었다. 이제 (동메달이) 나왔으니 색깔을 슬슬 바꿔봐야겠다"며 자신감 넘치는 모습을 보였다.
값진 동메달이지만 박진호에겐 아쉬움이 남는 결선이었다. 예선(총 60발)에서 631.3점을 쏘며 세계 기록과 패럴림픽 기록 을 동시에 갈아치우며 1위로 8명이 겨루는 결선에 진출했기 때문이다.
사격 결선에선 총 24발을 쏘는데 11번째 총알부터 2발마다 최저점 선수를 1명씩 탈락시키는 '서든 데스' 방식으로 진행된다. 결선 초반 흔들렸다. 첫 10발에서 100.8점에 그치며 8명 중 7위에 그쳐 탈락 위기에 몰렸다.
박진호는 "예선에서 세계 기록이 나왔지만 결선 초반에 그걸 이어가지 못했다"며 "조금 감을 잡으니까 늦었더라. 영점이 잡힐 때까지 한 발만 제대로 쏘자는 심정으로 쐈는데 그 뒤에 탄착이 모였다"고 설명했다.
포기하지 않았다. 서서히 제 흐름을 잡아 순위를 끌어올렸고, 19번째 발에서 10.7점을 쏘며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7위까지 처졌다가 기적 같은 반전 페이스를 선보였다. 하지만 21번째 발에서 9.4점을 쏘는 실수로 최고 자리를 넘겨줬다.
박진호는 "다 따라가니까 욕심이라는 게 생겼다. 그래서 실수가 나왔다"면서도 "좋은 경험이었다. 남은 경기가 있으니까 최선을 다하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어려서부터 빼어난 운동신경으로 여러 스포츠를 즐겼던 박진호는 2002년 낙상으로 크게 다쳤다. 척수손상으로 하지가 마비됐다. 혈기왕성한 25세 때의 일이다. 그를 다시 일어서게 한 것도 결국 스포츠, 그 중에도 사격이었다.
2000년 시드니 대회 사격 '세계신기록' 금메달리스트 출신 정진완 대한장애인체육회장은 이날 오전 일찍부터 경기장을 찾아 선수단을 응원, 남다른 애정을 과시했다. 박진호는 "선수 때, 함께 경기를 했던 선배님이시다. 경기를 앞두고 좋은 말씀도 해주셨다"며 감사함을 표했다.
그는 이제 혼성 10m 공기소총 복사(9월1일), 50m 소총 3자세(3일), 혼성 50m 소총 복사(5일)에서 추가 메달을 노린다. 그는 "남은 세 종목에서도 자신감을 가지고 임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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