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마지막 아웃카운트 하나에서 노히트노런의 기회가 사라졌다.
두산 베어스 아리엘 미란다에게 1일 잠실 KIA전은 야구 인생에서 쉽게 잊기 힘든 승부가 될 만하다. 미란다는 이날 9회초 2사후까지 단 한 개의 안타도 내주지 않은 채 대기록을 눈앞에 뒀다. 김선빈을 투 스트라이크로 몰아 붙이면서 마지막 점을 찍을 것처럼 보였지만, 3구째 몸쪽 낮은 코스의 변화구가 방망이에 걸려 좌선상으로 빠지는 안타가 되면서 결국 노히트 기회는 날아갔다. 김선빈의 출루 후 미란다는 최형우를 뜬공으로 잡고 완봉승에 만족해야 했다.
2일 인천 SSG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난 김 감독은 당시 안타 순간을 돌아보면서 "아까웠다"면서도 "하지만 노히트노런을 해서 잘 된 적이 없으니 한편으론 괜찮다는 생각도 들더라"고 농을 쳤다. 앞서 노히트노런 기록을 세운 투수들이 이후 이런저런 부진을 겪었던 부분을 떠올린 것.
대기록은 놓쳤지만 미란다의 투구는 100점이 아깝지 않을 정도였다. 김 감독은 "컨디션이 좋지 않아도 상대 타자 승부에서 타이밍이 잘 들어 맞을 때도 있고, 공이 좋아도 상대가 잘 때리는 날이 있다"며 "어젠 미란다의 힘에 상대 타자가 밀렸다. 변화구 등 모든 게 좋았다. 압도를 했다고 봐야 한다. 너무 잘 던졌다. 에이스 역할을 잘 해줬다"고 칭찬했다.
인천=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