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야구장에서 유니폼을 입으면 선수로 볼 수밖에 없다. (투구에 대한) 잣대는 좀 더 엄해지지 않을까 싶다."
NC 다이노스 '감독 대행'인 강인권 수석코치(49)은 '투수' 강태경(20)에 대해 묻자 이렇게 말했다.
강 수석코치는 이동욱 감독을 대신해 지난달 31일부터 팀을 이끌고 있다. 이런 가운데 강인권 수석코치의 아들인 강태경이 1일 인천 SSG 랜더스전 더블헤더 2차전 선발 투수로 낙점됐다. 이 감독의 징계전부터 계획했던 일정. 강 수석코치는 엄중한 시기에 팀을 이끌어가는 입장에서 아들을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 됐다. 강 수석코치는 강태경의 1군 데뷔전이었던 8월 15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에서 이 감독의 배려 속에 직접 마운드에 올라 공을 넘겨 받고 포옹을 나누는 특별한 장면을 연출한 바 있다. 하지만 SSG전에선 팀을 이끌어가는 입장에서 아들의 투구를 판단하게 됐다.
강 수석코치는 "더블헤더 일정에 대비해 (선발 등판 계획이) 미리 잡혀 있었다. '첫 등판 때보다는 좀 더 힘들 수 있으니 잘 대비해야 할 것 같다'는 이야기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부정(父情)은 거기까지였다. 강 수석코치는 더그아웃에서 바라볼 강태경의 투구에 대해 "좀 더 냉정해질 것 같다. 야구장에서 유니폼을 입으면 선수로 볼 수밖에 없다"며 "투수코치와 상의하겠지만, (투구에 대한) 잣대는 좀 더 엄해지지 않을까 싶다"고 강조했다.
강태경은 이날 더블헤더 2차전에서 3이닝을 채우지 못한 채 마운드를 내려왔다. 1회말 2사후 볼넷 허용 뒤 뜬공으로 실점을 막았으나, 2회 김강민에게 투런포를 내줬다. 팀이 3-2로 역전에 성공한 3회엔 첫 타자를 잘 처리했으나, 한유섬에 동점 솔로포를 내줬다. 균형이 맞춰진 상황에서 강태경의 투구수는 70개, 이닝 대비 많은 편이었지만 여유는 있었다.
강 수석코치는 곧바로 투수 교체를 지시했다. 이날 더블헤더 두 경기서 총력전 체제를 강조하기도 했던 그는 승부수를 던지는 데 주저하지 않았다. 손민한 투수 코치가 마운드에 올랐고, 강태경은 목례 후 더그아웃을 향해 달려갔다. '엄한 잣대'를 강조했던 아버지의 말은 사실이었다.
인천=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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