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외국인 투수 샘 가빌리오(31)는 SSG 랜더스의 아픈 손가락이었다.
가빌리오는 시즌 개막 두 달여 만에 SSG가 택한 승부수였다. 부진 끝에 퇴출된 아티 르위키의 빈자리를 메우고, 팀의 5강 도전에 힘을 보탤 투수로 기대를 모았다. KBO리그 데뷔전이었던 7월 2일 인천 롯데전에서 5⅔이닝 4실점으로 출발한 가빌리오는 7월 7일 고척 키움전에선 4⅔이닝 8실점(7자책점)으로 부진했다. 올림픽 휴식기를 거치면 적응을 마치고 제 실력을 보여줄 것으로 전망됐다. 그러나 후반기 초반 두 경기서 모두 4이닝 투구에 그치면서 연패에 그쳤다. SSG가 기대하던 효과와는 거리가 멀었다.
이런 가빌리오는 8월 끝자락 희망의 불씨를 살렸다. 8월 27일 수원 KT전에서 5이닝 4안타 1볼넷 8탈삼진 2실점으로 한국땅을 밟은 뒤 가장 좋은 투구를 선보였다. 일시적 반등인지, 막혔던 혈맥이 뚫렸는지는 알 수 없는 일. 다시 선발로 낙점된 2일 인천 두산전 활약 여부가 반등과 추락의 갈림길이었다.
SSG 김원형 감독은 두산전을 앞두고 "가빌리오가 첫 경기 이후 구속이 덜 나오더라. 위기 상황에서 맞으며 부담이 커지고 자신감이 굉장히 떨어진 모습이었다"고 돌아봤다. KT전 활약상을 두고는 "그날 경기를 앞두고 '네가 잘 할 수 있는 것을 하라'고 이야기했다. 전력분석 파트, 배터리 코치와 소통하며 준비한 게 잘 통했던 것 같다. 그때와 같은 기분으로 던진다면 잘 해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가빌리오는 두산 타선을 상대로 7이닝 3안타 3볼넷 5탈삼진 무실점의 완벽투를 펼쳤다. 최고 구속 143㎞ 투심을 주무기로 포크볼, 슬라이더, 커브 등 다양한 레퍼토리와 과감한 승부수로 빠른 승부를 유도했다. 7회까지 두산 타선에 내준 안타는 단 3개뿐이었다. 총 투구수 89개로 이상적인 투구를 펼쳤다.
그간 약점으로 지적된 볼넷 이후 승부에서도 흔들림이 없었다. 2회와 4회 각각 후속타자를 잘 잡았고, 5회엔 볼넷-안타 이후 병살타를 유도하며 이닝을 마무리 지었다.
가빌리오의 역투에 SSG 타선은 홈런 4방 및 10득점 축포를 쏘아 올렸다. '코리안 드림'을 꿈꾸며 SSG 유니폼을 입은 가빌리오도 비로소 미소를 지을 수 있었다.
인천=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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