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투수가 1피트(30㎝) 뒤에서 던지면 타자가 유리할까 투수가 유리할까.
메이저리그가 마운드를 멀리하는 실험에서 기대한 수치를 얻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메이저리그는 8월부터 제휴 관계를 맺고 있는 독립리그 애틀랜틱 리그에서 홈플레이트와 마운드의 거리를 6피트 6인치(약 18.44m)에서 1피트(약 30㎝)를 늘린 상태에서 투수들이 던지도록 했다.
마운드가 멀어진 만큼 타자들이 투수들의 공을 오래 볼 수 있도록 해 인플레이 타구를 늘려 좀 더 재미있는 야구를 하도록 하기 위한 방안.
약 3주가 지난 상황이라 샘플이 적다고는 해도 메이저리그가 기대한 수치는 아니었다.
61피트 6인치에서 던진 67경기서 경기당 득점은 6.37점을 기록해 이전의 6.33점보다는 조금 올랐다. 메이저리그가 낮추고 싶어한 삼진 비율은 18.3%에서 18.8%로 오히려 조금 상승했다. 볼넷 비율은 12.4%에서 11.3%로 내려왔다.
투수들은 대부분 1인치가 길어진 것을 느끼지 못했지만 의도하지 않은 효과가 나왔다. 이전과는 다른 부위에 통증을 느낀 것. 팔에서 허리로 이어지는 넓은 등 근육 쪽에 통증을 느끼고 있다고 했다. 블루 크랩스의 구원투수인 맷 라토스는 "보통 팔꿈치와 무릎 통증에 익숙한데 늘어난 거리에서 던졌을 때 처음 느끼는 통증이었다"라고 했다. 늘어난 거리만큼 릴리스 포인트를 앞으로 내려다 보니 생긴 것 같다고.
라토스는 늘어난 거리에서 던질 때 투수들에게 부상의 위험이 높을 것으로 내다봤다. "100개를 던지는 투수들에게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른다. 나는 92∼94마일을 던지는데 던진 이후 조금 아프다. 100마일을 던지는 투수에게는 어떨까"라며 우려를 나타냈다. 35세의 톰슨은 선발로 나와 7이닝을 무실점으로 던졌지만 예전보다 더 지쳤다고 했다.
홈에서 마운드까지 거리는 1845∼1880년엔 45피트(13.72m)에 불과했지만 1881∼1892년엔 50피트(15.24m)로 늘어났고, 1893년부터 60피트 6인치가 돼 130년 가까이 적용돼 왔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