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8일 대구 라이온즈파크.
4-4 동점이던 8회초 1사 3루에서 롯데 자이언츠 래리 서튼 감독은 전준우가 스트라이크 판정을 받은 뒤 황당하다는 듯 제스쳐를 취했다. 삼성 이승현이 던진 떨어지는 커브. 강민호의 프레이밍이 더해진 상황이었지만 통상적인 스트라이크존보다는 낮은 코스에 공이 꽂혔다. 하지만 주심은 스트라이크를 선언했다. 서튼 감독은 더그아웃 앞에서 손짓을 하면서 팔을 아랫쪽으로 떨어뜨리는 제스쳐를 취했다. 스트라이크 판정을 받을 만한 공은 아니라는 듯 했다. 전준우는 희생플라이를 만들면서 결승 타점을 올렸고, 롯데는 5대4로 이기면서 스윕 시리즈를 달성했다.
서튼 감독에게 9일 부산 SSG전을 앞두고 당시 상황을 물었다. 이에 대해 서튼 감독은 "경기 중에 감정이 생길 순 있다. 길게 이야기할 부분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심판들마다 각각의 스트라이크존을 갖고 있다"고 하면서도 "하지만 가끔 아쉬울 때는 9이닝 동안 존이 일정하지 않다고 느낄 때"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서튼 감독은 애매한 콜에도 흔들림 없이 결승 타점을 뽑아낸 전준우의 활약을 칭찬했다. 그는 "어제 좋은 장면들이 많았지만, 전준우의 타점 장면이 가장 흥분되는 순간이었다"며 "판정 하나로 포기하고 화낼 수도 있었지만, 전준우는 강한 멘탈과 더 좋은 집중력으로 원하는 결과를 만들어냈다"고 만족감을 숨기지 않았다.
9월 들어 롯데는 승수를 빠르게 추가하면서 중위권과 격차를 좁혀가고 있다. 5위 그룹에 4경기차로 따라붙으면서 이제는 '가을야구'라는 단어가 안팎에서 심심찮게 들리고 있다. 서튼 감독은 "이번 한 주를 굉장히 기대하고 있다. 선수단도 활기와 기대가 넘치는 분위기. 최근 길을 걷다 롯데 팬들을 만나면 많은 응원과 기대감을 느낄 수 있다"면서 "당장 3~5위가 아닌 오늘 만날 상대에 집중해야 한다. 한 계단 올라선 뒤 그 다음을 노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산=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