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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인터뷰] 양요섭 "타이틀곡 '브레인' 라이브 버거워…하이라이트, 앞으로 10년도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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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하이라이트 양요섭이 9년만에 솔로 정규 앨범을 발표했다.

양요섭은 20일 오후 6시 솔로 정규앨범 '초콜릿 박스'를 발매한다. 이번 앨범은 2018년 공개한 솔로 미니2집 '백' 이후 2년 8개월 만의 신보이자, 솔로 데뷔 이래 9년만에 처음 내보내는 솔로 정규앨범이란 점에서 관심을 모은다.

'초콜릿 박스'는 어떤 일이나 만남이든 결국 '우리'로 귀결된다는 메시지를 초콜릿에 빗대 표현한 앨범이다.

타이틀곡 '브레인'은 쓸쓸하고 리드미컬한 기타리프가 인상적인 미디움 R&B 곡으로 머릿속에 영원히 살아있는 너란 존재로 괴로워하고 고통받기도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그를 간절히 바라며 영원히 놓지 못하는 마음을 가사에 담았다.

"KZ와는 하이라이트 '더블로잉' 수록곡 '웨이브'로 처음 만났다. 애절하고 귀에 꽂히는 포인트를 잘 잡는 느낌이 좋아서 함께 작업을 하게 됐다. 작업 중간중간 내 생각과 느낌을 많이 물어보고 반영해주셔서 마음에 드는 곡이 나왔고 안무도 노래와 어울리게 나왔다. 템포가 빠르고 휘몰아치는 느낌이라 처음엔 라이브가 버거워서 호흡을 익히고자 계속 줄넘기를 하며 라이브 연습을 했다."

이밖에 이번 앨범에는 2000년대 초반 R&B 힙합 바이브를 담은 '초콜릿 박스', 팝 R&B '느려도 괜찮아', 타이틀곡 후보로 점쳐졌던 '바디앤 소울', 댄스곡 '예스 오어 노' 등 다양한 장르의 곡들과 양요섭이 직접 만든 '드라이 플라워' '꽃샘' '나만' 등 총 12곡이 수록됐다.

양요섭은 특히 초등학교 동창이자 '초콜릿 박스'에 피처링 참여한 pH-1, '느려도 괜찮아'를 함께 부른 민서, '척'을 선사한 프라이머리 등 협업 아티스트들에 대한 고마움을 전했다.

"'초콜릿 박스'는 친구 준원이(pH-1)가 피처링을 해줘서 레트로하고 빈티지한 느낌이 200% 더 살아났다. 많이 바쁜 걸 알아서 조심스레 물어봤는데 한번에 흔쾌히 해주겠다고 해줬다. 초등학교 특별활동부 사물놀이반에서 내가 상꽹가리, 준원이가 상장구를 맡아서 꽤 친했는데 이렇게 연예계에서 다시 만나게 돼서 처음엔 정말 놀랐다. 정말 착하고 고마운 친구다. 어린 두 꼬맹이가 아티스트로서 인연을 맺다니 더 뿌듯하고 기분이 좋다. '느려도 괜찮아'는 처음 내 솔로 앨범에서 여성 가수와 듀엣을 했는데 민서와 내 목소리가 잘 어울리는 것 같다. 프라이머리는 팬분들이 다시 한번 작업하길 소원했을 아티스트일텐데 좋은 기회에 함께 하게 돼 감사하다."

양요섭은 또 일상에서 영감을 얻은 자작곡들로 진솔한 자신의 이야기를 전달했다. 군백기로 인한 혼란과 두려움부터 사랑에 대한 생각까지, 양요섭의 솔직한 이야기는 많은 이들의 공감대를 자극한다.

"군복무 시절 광화문에서 근무를 자주 섰다. 정말 추운 겨울 온몸을 덜덜 떨며 근무를 서고 있자면 온갖 생각이 다 떠올라 힘들었다. 연예인으로서, 아티스트로서 나는 이제 어떤 행보를 걸어야 할지, 대중은 나를 잊은 게 아닌지 두렵고 조급했던 그‹š의 마음을 '꽃샘'에 담았다. '드라이 플라워'는 집청소를 하다 떨어진 꽃들이 사랑이 끝난 연인들을 떠올리게 해 만든 곡이다. '나만'은 예전에 어떤 팬분이 DM을 보내주신 적 있다. 본인의 생각을 적어서 보내주셨는데, 그 내용이 딱 내가 하고 있던 고민이라 유난히 기억에 남았다. 그 기억을 바탕으로 만든 노래다. 그 팬분께서 이 노래를 들으신다면 답장이 많이 늦어서 미안하다고, 내 답변으로 조금은 마음이 풀렸으면 좋겠다고 얘기하고 싶다."

이번 앨범의 관전 포인트는 뭐니뭐니해도 양요섭의 보컬이다. 양요섭은 폭발적인 성량과 진성과 가성을 자유자재로 넘나드는 스킬, 2단 부스터 극고음 등 다양한 보컬로 곡의 매력을 극대화했다.

"꾸준히 보컬 연습을 하고 레슨을 받으며 소리가 좀더 단단해진 느낌이다. 이번 앨범에는 내가 좋아하는 내 보컬의 다양한 모습을 많이 담으려고 노력했다. 그래서 새로운 장르의 곡을 불러보기도 하고, 돌고래 고음을 내보기도 하고, 노래를 부르며 호흡이 달리는 걸 막기 위해 줄넘기를 하며 라이브 연습을 하기도 했다. 아직도 내 음악색에 대해 명확한 답을 내리진 못하겠다. 계속 내 색을 찾아가는 과정에 있다. 다만 이번 앨범을 준비하며 내 목소리가 다양한 스타일의 노래에 어울리는 느낌이 들어서 좋았다. 앞으로도 새로운 시도를 게속하며 내 목소리를 만들어가고 싶다. 또 시간이 흐르며 다양한 경험을 하고 그 경험이 더해져 노래를 이해하는 방식이나 목소리에 깊이가 더 생기지 않았나 싶다. '복면가왕'을 하면서도 어떻게 하면 좀더 노래에 감정을 담을 수 있을지, 어떻게 하면 좀더 사람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다 보니 공부가 많이 됐다. 내 보컬은 한 단어로 '백'인 것 같다. 흰 도화지처럼 앞으로도 많은 모습을 담을 수도 있고 흰색이라는 명확한 정체성도 있기 때문이다."

오랜만의 컴백에 하이라이트 멤버들도 응원을 전했다. 앨범 제작단계부터 함께 모니터링을 하며 응원을 전했고, 각자의 SNS를 통한 홍보 활동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2009년 6인조 보이그룹 비스트로 데뷔해 장현승이 팀을 탈퇴하고, 하이라이트로 팀명을 바꾼뒤 또다시 용준형이 팀을 떠나는 등 우여곡절을 겪으며 10년 넘는 세월을 동고동락했다. 그만큼 하이라이트는 양요섭에게는 없어선 안될, 소중한 존재가 됐다.

"슬럼프가 없었다면 거짓말이다. 그런 순간들이 몇번 있었지만 그때마다 멤버들과의 믿음, 팬분들이 보내주시는 믿음으로 극복할 수 있었다. 이런 부분에 있어서 멤버들과 얘기를 많이 했는데 여기서 더 힘내자는 얘기를 하며 마음을 다잡고 팬분들의 믿음을 보며 여기서 무너지면 안되겠다는 생각으로 극복했던 것 같다. 지금까지는 그래도 꽤 잘 걸어온 것 같다. 하이라이트는 이제는 정말 없어서는 안될, 앞으로 남은 시간을 '함께' 걸어가는 사람들이다. 우리의 목표는 앞으로도 '하이라이트 노래 좋다'는 말을 들으며 끊임없이 활동하는 거다. 이제까지 자신할 수 있는 건 한번도 허투로 활동한 적 없다는 거다. 우리의 생각과 마음을 가장 정확히 전할 수 있는 매개체가 노래인데, 쉽게 생각할 수 없다. 그런 노력하는 모습을 좋게 봐주셔서 이제까지 사랑받으며 활동할 수 있었던 것 같고 앞으로의 10년도 허투로 쓰지 않는 하이라이트, 양요섭이 되고 싶다."

백지은 기자 silk781220@sportschosun.com, 사진제공=어라운드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