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스포츠조선 김진회 기자] KBO 역대 32번째 개인통산 100승을 달성한 투수의 위엄은 달랐다.
24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의 원정경기.
이날 2회 말 상대 외국인 타자 프레스턴 터커에게 선제 솔로포를 얻어맞은 두산 선발 유희관은 3회 초 팀 타선의 지원을 얻었다. 1사 3루 상황에서 정수빈의 좌전 적시타에 이어 1사 2, 3루 상황에서 박건우의 좌전 적시타가 터졌다.
하지만 두산은 3회 말 동점을 허용했다. 유희관의 제구가 흔들렸다. 2사 주자없는 상황에서 김선빈에게 좌전 2루타를 맞았고, 최형우와 황대인에게 연속 볼넷을 내줬다. 2사 만루 위기. 유희관은 후속 김태진과의 승부에 집중했다. 안타 하나면 역전을 허용해 분위기를 다시 KIA에 내줄 수 있었다.
유희관은 김태진을 2루수 땅볼로 유도했다. 헌데 내야 수비 위치가 애매했다. 1루수 양석환이 1루로 복귀하지 못했다. 유희관은 1루 베이스 커버를 들어가던 상황이었지만, 타자 주자 김태진도 빠르게 1루로 향하고 있었다. 1루로 송구하면 타이밍이 늦을 수 있었다.
그래서 타구를 잡은 안재석은 상황을 빨리 인지하고 몸을 2루 쪽으로 돌려 1루에서 2루로 뛰던 주자를 잡으려고 공을 던졌다. 그러나 미끄러지면서 송구는 원바운드로 연결됐다. 그 사이 3루 주자 김선빈은 홈을 밟았다. 2루에선 비디오 판독이 요청됐다. 슬라이딩을 한 황대인의 발이 먼저 2루 베이스를 닿았냐, 원바운드가 먼저 유격수 박계범에게 연결됐냐의 싸움이었다. 결국 황대인의 세이프가 선언되면서 안재석의 2루 송구를 실책으로 바뀌었다.
두산은 계속 위기였다. 2사 만루가 이어졌다. 그러나 유희관은 후속 터커를 좌익수 뜬공으로 유도하면서 추가실점없이 위기를 벗어났다.
유희관은 모자를 벗고 더그아웃 의자에 앉아 음료수를 마셨다. 이 때 유희관에게 다가와 연신 고개를 숙였다. 미안해 어쩔 줄 모르는 모습이 역력했다. 실책을 범한 안재석이었다.
이 상황에서 유희관은 안재석에게 '주먹 파이브'를 건넸다. 실책이 실점으로 이어지면서 자칫 신인 안재석이 자신감을 잃을 수 있다고 판단한 모습이었다.
이 '주먹 파이브'는 안재석에게 큰 힘으로 작용했다. 2-2로 맞선 4회 1사 3루 상황에서 역전 중견수 희생 플라이를 날렸다.
16년차 대선배와 신인의 훈훈한 분위기는 최근 파죽의 7연승을 질주하고 있는 두산의 보여지지 않은 힘이었다. 광주=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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