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26일 잠실구장.
두산 베어스가 한화 이글스에 2-0으로 앞선 4회초 1사 1루. 한화 김지수와 상대하던 두산 투수 최원준과 포수 박세혁은 3루측 한화 더그아웃을 바라봤다. 김태완 주심이 경기 진행을 요구하는 제스쳐를 취했으나, 최원준과 박세혁은 좀처럼 시선을 거두지 못했다. 곧 1루측 두산 벤치 쪽에서도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4회초가 종료된 뒤 김태완 주심은 양팀 벤치로 향해 이야기를 나눴다. 1루측 두산 벤치로 향했던 그가 3루 더그아웃으로 갔으나, 이번엔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이 강한 제스쳐를 취하면서 입장을 설명했다.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허 운 KBO 심판위원장은 "투수가 던지는 과정에서 소리가 나자 두산 측에서 항의를 했고, 그 과정에서 오해가 생기며 신경전이 벌어졌다"며 "심판이 양쪽 벤치에 주의를 주고 마무리 했다. 무관중 경기에서 나온 해프닝으로 보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한화는 올 시즌 외국인 감독-코치 체제로 전환한 뒤 더그아웃에서 시종일관 밝은 분위기를 강조하고 있다. 경기 중 소리를 내는 것은 예사요, 과격한 제스쳐를 취하는 등 파이팅을 외치는데 주력하고 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몇 차례 오해를 사면서 상대팀과 신경전을 펼친 바 있다.
코로나19 이후 무관중 체제로 두 시즌을 치르면서 양측 벤치의 신경전은 흔한 장면이 됐다. 관중 응원 소리가 없어지면서 양측 벤치의 이야기가 더 잘 들리게 됐고, 이 과정에서 오해가 생기는 장면이 더러 이어지고 있다. 동료를 응원하는 과정에서 나오는 고함이 상황에 따라 상대팀을 자극하고 신경전으로 이어지는 식이었다.
동료를 응원하기 위한 색다른 아이디어가 오해를 불러오는 일도 있었다. 지난해엔 롯데가 더그아웃에서 일명 짝짝이로 불리는 클래퍼, 징을 가져다 놓고 쓰다가 상대팀 항의를 받기도 했다.
잠실=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