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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사 우려'에 답한 수베로-로사도, '톱 시크릿' 공개했다…그 실체는[SC줌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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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최근 한화 이글스를 둘러싼 가장 큰 이슈 중 하나는 투수 휴식이다.

시즌 개막부터 꾸준히 자리를 지켜온 김범수(26) 강재민(24)의 이름이 가장 많이 거론되고 있다. 두 투수 모두 짧은 기간 많은 경기를 소화했고, 누적 이닝도 만만치 않다는 것. 김범수는 29일 현재 55경기서 70이닝(선발 5⅓이닝·구원 64⅔이닝)을 던졌고, 강재민은 51경기 모두 순수 구원 등판해 56⅓이닝을 소화했다. 구원 투수 이닝 순위에서 김범수는 장현식(KIA·56경기 64⅔이닝)에 이은 KBO리그 전체 2위, 강재민은 8위다. 김범수는 지금 페이스대로 1군에서 시즌을 마치면 82⅔이닝, 강재민은 66⅓이닝을 채운다는 계산도 있다.

현재 기록과 향후 몸 상태의 상관관계를 증명하긴 어렵다. 과거 비슷한 패턴의 시즌을 보내고 이듬해 부상으로 고생한 투수도 있지만, 제 기량을 유지한 투수도 있기 때문이다. 단순 수치나 사례로만 단정 지을 수 없는 부분.

'연투가 많았다'는 주장도 설득력이 떨어진다. 올 시즌 김범수는 2연투가 9번 있었으나, 3연투는 없었다. 1이닝 이상 투구가 19번, 2이닝 이상 투구는 9번이었다. 강재민도 2연투는 총 8회였다. 올 시즌 구원 투수 누적 이닝 상위 10걸 중 2연투가 한 자릿수인 선수는 김범수와 강재민, 이정용(LG·8회)뿐이다.

이럼에도 우려는 이어진다. 김범수는 앞선 두 시즌 총 158이닝(2019년 103이닝·2020년 55이닝)을 던졌고, 대졸 2년차 강재민은 데뷔 시즌인 지난해 이닝 수(49이닝)를 일찌감치 넘어섰다. 이렇게 누적된 피로가 내년뿐만 아니라 향후 선수 생활에 악영향을 끼칠 것으로 걱정한다. 수년 전 투수 혹사 논란이 불거졌고 실제 사례도 있었던 한화였기에 충분히 나올 수 있는 걱정이다.

그렇다면 한화 코치진은 투수 이닝 문제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한화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은 "투수 평가 기준은 단순한 이닝 증가 외에도 여러 가지가 있다. 하지만 과학적으로 딱 몇 이닝이 넘어갈 때 부상 가능성이 커진다고 이야기할 순 없다"고 말했다. 그는 2019년 메이저-마이너리그 합산 총 55⅔이닝을 던졌다가 지난해 SK 와이번스에서 10⅔이닝 투구에 그친 채 팔꿈치 뼛조각 수술을 받았던 닉 킹험이 올해 114⅓이닝을 던지고 있는 부분을 두고 "최근 2년간 이닝 수가 적었던 킹험의 케이스는 숫자만으로 설명할 수 없는 부분"이라고 했다.

호세 로사도 투수 코치도 직접 준비한 자료로 의견을 보탰다. 뉴욕 양키스 피칭 코디네이터 시절 '투구 수에 따른 부상 비율 연구'에 참가하기도 했던 그는 "양키스 내부 연구의 결론은 '투구 수와 미래 부상 확률 간 상관관계는 낮다'는 것이었다. 대부분의 투수 부상 집단군은 부상 전력으로 보직이 고정돼 적절한 빌드업이 부족했거나 부상 공백 후 적절한 절차를 보내지 못한 경우였다"고 밝혔다.

이닝 제한과 투수 내구성의 상관관계에 대해서도 고개를 저었다. 로사도 코치는 2019년 발표된 '야구와 연관된 팔 부상의 위험 인자들:그에 대한 체계적 검토(Risk Factor for Baseball-Related Arm Injuries : A Systematic Review)라는 논문에서 팔 부상 관련 연구 3224건 검증 결과 단 14건의 신뢰도만 인정받은 예를 제시하며 "다양한 연구가 진행되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존재하는 연구 결과에도 한계가 존재한다"며 "부상 빈도의 상관관계가 약하거나 후속 연구 결과 재현성이 부족한 케이스, 제3의 기관에서 부상 이전 동작으로 이야기하거나 현상에 대한 전체적인 설명 부족, 프로 레벨 선수의 실제 시즌 중 발생 사례 외의 샘플에 기반한 연구 결과 등 한계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투수 관리 체계도 구체적으로 밝혔다. 로사도 코치는 "투수 전원이 시즌 내내 최소 월 1회 어깨, 팔꿈치, 엉덩이, 발목, 사각근 및, 햄스트링(허벅지 뒷근육)의 조절가동역, 피로도, 어깨 강도 테스트를 받는다"고 소개했다. 또 "테스트 결과 기존 측정값과 의미 있는 수준의 편차를 보이면 주요 관심 선수로 관리한다. 측정 에러를 배제하기 위해 재검을 실시하고, 다시 편차를 보이면 선수 면담을 통해 몸 상태, 루틴 변화 등을 체크하고 기술 코치들이 메카닉 변화를 본다. 트레이닝 파트는 이런 정보를 종합해 판단한 뒤 투수 파트 특별 케어 프로그램이나 투구 부하 조절 관련 의견을 전달한다. 추가로 관련 스태프가 모여 최종 의견이 조율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측정, 관찰로 만들어진 객관적 기준치를 토대로 선수가 경기에서 제외돼도 변화를 모니터링하며 부족한 부분을 보완한다"고 밝혔다. 이밖에 "선수들은 스트레칭, 스로잉 훈련 등을 마치고 팔 관리 프로그램을 시행 중이며, 꽤 주목할만한 수준의 변화를 가져온 것으로 자신한다"고 말했다.

대전=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