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해버지' 박지성(40) 현 전북 현대 클럽 어드바이저가 13년 전 악몽을 떠올렸다.
박지성은 최근 맨유의 공식 팟캐스트 채널인 'UTD 팟캐스트'에 출연했다. 축구가 하고 싶어 단식투쟁까지 벌인 유년시절과 "인생에서 가장 힘든시기"로 꼽을 수 있는 PSV 에인트호번 시절, 그리고 인종차별적 의미가 담긴 응원가인 '개고기송' 등등에 대해 모처럼 '썰'을 풀었다.
대화 주제는 2007~2008시즌 유럽챔피언스리그(UCL) 결승전으로 자연스럽게 뻗어나갔다. FC 바르셀로나에서 상대팀 에이스 리오넬 메시를 꽁꽁 묶은 활약으로 팀의 결승 진출을 이끈 '일등공신' 박지성은 모스크바에서 열린 첼시와의 결승전에서 명단제외돼 한국 축구팬들을 충격에 빠트렸다.
박지성은 "결승전 당일 아침에 퍼거슨 감독에게 전화가 왔다. '미팅을 했는데, 너는 오늘 명단에 포함되지 않아'라고 했다.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출전 경험이 있는 오언 하그리브스를 기용한다고 말해줬다. 충격을 받았다. 그 이후에 감독이 뭐라고 말했는지 기억이 안 날 정도로. 나는 '제가 오늘 안 뛰는군요. 그런데 스쿼드에도 들지 않는다고요?'라고 말했던 것 같다. 충격이 커서 뭐라고 말했는지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고 돌아봤다.
박지성은 "스타디움으로 이동해 우리팀 라커룸에 내 유니폼이 없는 걸 보고 내가 오늘 뛰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너무 너무 실망스러웠다. 나의 모든 가족이 경기를 보러 경기장에 왔고, 내가 준결승전에 뛰었기 때문에 (대한민국의)온 국민이 내가 결승전에 뛰는 걸 기대했었다"라며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실망감이 컸다고 말했다.
계속해서 "어떻게 해야 하지? 무슨 일이 일어난 거지? 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 후반전이 되어서야 평정심을 되찾고 경기에 집중했다. 결과적으로 우리가 우승했다. 감독의 결정이 옳았던 셈이다. 나는 그날 이후 다음시즌을 준비하면서 '내 문제는 무엇일까? 왜 결승전 명단에 포함되지 않은걸까? 내가 뭘 해야 했을까? 다음에는 이렇게 돼선 안 된다' 하고 긍정적으로 생각하기 시작했다. 다음 결승전에 뛰기 위해 할 수 있는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때의 힘든 시기는 전환점이 됐다"이라고 말했다.
맨유는 승부차기 끝에 첼시를 꺾고 빅이어를 들어올린 이후 2008~2009시즌, 두 시즌 연속 챔피언스리그 결승에 오르는 진가를 발휘했다. 이날 경기에서 박지성은 바르셀로나를 상대로 선발출전해 66분을 뛰며 1년 전 악몽을 씻어냈다. 2010~2011시즌 바르셀로나와의 결승전에선 풀타임 뛰었다. 다만 팀은 2번 연속 바르셀로나에 발목 잡혀 우승을 놓쳤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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