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무엇이 문제일까.
후반기 막판을 향하는 정은원(한화 이글스)의 페이스는 그리 좋지 못하다. 최근 10경기 성적은 2할2푼5리(40타수 9안타). 볼넷 6개를 골랐으나 삼진을 10개 당했다. 시즌 내내 4할대 출루율을 유지해온 정은원이지만 최근엔 방망이가 헛돌거나 공을 지켜보다 돌아서는 경우가 많다.
시즌 전체를 놓고 봐도 전-후반기 차이가 극명하다. 정은원의 전반기 79경기 타율은 3할2리(281타수 85안타), 볼넷 65개-삼진 57개였다. 하지만 후반기 50경기에서 타율은 2할3푼9리(170타수 43안타)로 크게 떨어졌다. 볼넷(34개)-삼진(43개) 숫자도 역전됐다. 상대 분석의 영향에서 자유로울 순 없지만, 최근 두 시즌 간 전-후반기 차이가 컸던 흐름을 돌아보면 정은원 스스로의 문제도 되짚어볼 만한 부분.
올 시즌 정은원을 바라본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은 문제를 어떻게 진단하고 있을까.
수베로 감독은 "정은원이 분명히 극복해야 할 부분"이라고 운을 뗐다. 그는 "어제 경기(9일 KIA전)를 보면 상대 투수가 인코스를 집요하게 던지는 패턴으로 갔는데, 방망이가 잘 안나오고 헛스윙도 있었다"며 "후반기엔 확실히 페이스가 떨어지는 모습이 있었다"고 말했다.
한화 코치진은 정은원의 반등을 위해 다양한 방법을 시도했다. 수베로 감독도 후반기 들어 정은원에게 자주 휴식을 부여하면서 재정비 기회를 주고 있다. 하지만 반등은 쉽게 찾아오지 않는 눈치. 수베로 감독은 "코치들이 도와줄 수 있는 부분도 있지만 결국 극복해야 하는 것은 선수"라며 "기술적인 문제보다는 멘탈 이슈가 아닌가 싶다"고 진단했다. 그는 "최근 선수와 그런 부분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고, 정은원도 인지하고 있다. 커리어가 쌓이면 극복해 나갈 수 있다고 본다"며 "정은원이 남은 기간 다시 페이스를 끌어 올려 본인이 극복하는 경험을 하면서 시즌을 마쳤으면 한다"고 했다.
수베로 감독은 정은원이 볼넷 출루에 포커스를 맞춘 부분이 타격에 악영향을 끼치는 것 아니냐는 시각엔 고개를 저었다. 그는 "정은원은 원래 카운트를 길게 가져가고 선구안이 좋은 스타일"이라며 "그런 부분보단 후반기 (부진에 대한) 압박감과 멘탈적인 문제가 크다고 본다"고 말했다.
대전=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