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6년 만의 가을야구 진출을 확정한 삼성 라이온즈.
막판 1위 싸움에 한창이다. 선수단이 똘똘 뭉쳐 더 높은 곳을 준비중이다.
가을로 향하는 길목. 딱 하나, 아쉬운 대목이 있다. 시즌 시작을 함께 한 주전 유격수 이학주(31)의 부재다.
그에게 2021년은 힘겨운 시즌이었다.
이학주는 지난 달 18일 등록 말소됐다. 올 시즌 세번째 1군 엔트리 제외. 컨디션이 생각만큼 올라오지 않았다. 야구에 온전히 집중하기 힘든 여러가지 개인적인 상황도 겹쳤다.
66경기 0.206의 타율과 4홈런, 20타점, 2도루. 퓨처스리그 성적은 26경기 0.307의 타율과 3홈런, 11타점, 3도루다.
현재 몸 상태는 나쁘지 않다. 퓨처스리그에 내려간 뒤 시즌이 끝날 때까지 꾸준히 경기에 출전했다.
연습경기가 시작된 이후에는 간헐적 경기와 훈련을 병행하며 시간을 보내고 있다. 경산에서 이학주를 지켜보고 있는 관계자들은 입을 모아 "다른 선수보다 더 열심히 훈련에 매진한다. 몸은 좋은 상태"이라고 설명한다. 이학주는 훈련조에서 오전 웨이트, 오후 기술훈련과 배팅 등을 소화하고 있다. 몸 상태가 좋다는 점은 선택지가 남아 있다는 점에서 반가운 소식이다.
2군에 내려간 지 벌써 41일째. 이대로라면 이학주를 가을야구 무대에서 보기 힘들 공산이 크다.
하지만 큰 경기를 앞둔 팀에 그의 힘 보탬이 필요한 것도 사실이다.
단기전을 앞두고 삼성은 현재 유격수 딜레마에 빠져 있다. 김지찬이 공-수에서 폭풍 성장중이지만 딱 하나 송구 불안감에서 벗어나지 못한 상황. 24일 대구 SSG전 두차례의 송구 미스 후 교체됐던 김지찬은 다음 경기인 27일 고척 키움전에서 포구 미스를 범했다. 직전 수비까지 경쾌한 풋스텝과 정확한 송구로 벤치를 안도하게 했지만 0-1로 뒤지던 1사 1,2루에서 이정후의 병살타성 타구를 뒤로 흘리고 말았다.
실수는 불가피한 과정이다. 피할 수 없고, 피해서도 안된다. 젊은 피를 성장시키는 밑거름이다. 시행착오를 거쳐야 더욱 단단한 거목으로 성장하기 마련.
다만, 진통의 과정이 트라우마를 남기지는 말아야 한다. 멘탈이 좋은 김지찬이지만 고작 고졸 2년 차 선수일 뿐이다. 처음 겪는 많은 관중 앞 가을야구 무대라면 긴장감과 부담감을 피할 수 없다. 특히 승부처에서 타구 하나 처리 미스가 나올 경우 언론과 팬들의 집중된 포화를 피할 길이 없다. 베테랑도 버티기 힘든 상황. 한국 프로야구 최고의 내야수로 차근차근 성장해 가야할 김지찬에게 자칫 큰 리스크가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그런 측면에서 미국을 거치며 많은 경험을 한 이학주의 부재가 더욱 아쉬운 상황.
이학주 본인에게도 이번 가을야구는 중요하다. 최고 무대 잔치에서 소외될 경우 1군 선수단과 간극이 더욱 멀어질 수 밖에 없다.
현재 상황에서 포스트시즌 엔트리에 이학주가 들어가기는 쉽지 않을 전망.
하지만 최종 엔트리를 결정하기 앞서 이학주의 몸 상태와 컨디션, 그리고 개인적 심리 상태에 대한 면밀한 체크가 필요하다. 수비 안정화란 측면에서 팀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카드다. 매 경기 에이스 맞대결이 펼쳐지는 가을야구. 초반 한두점 차 접전 상황에서 승부는 미세한 플레이에서 갈린다. 탄탄한 수비력 없이 대망을 꿈꾸기 어렵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