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어제의 동지가 오늘의 적이 됐다. 한때 울산의 '이종호랑이'로 불리던 이종호(29·전남 드래곤즈)가 울산의 골문을 갈랐다. 그의 득점은 결승골이 됐다.
이종호가 속한 전남은 27일 울산문수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울산 현대와의 2021년 하나은행 FA컵 4강에서 2대1로 승리했다. 전남은 2007년 이후 14년 만에 FA컵 정상에 도전한다.
경기 전. 승부의 추는 울산으로 향했다. 울산은 '하나원큐 K리그1 2021' 우승 경쟁을 펼치는 강호다. 전남은 이번 대회 4강 진출팀 중 유일한 K리그2(2부 리그) 팀이다.
뚜껑이 열렸다. 경기 전 예상은 무위로 돌아갔다. 전남이 울산을 제압하며 활짝 웃었다. 그 선봉장에는 이종호가 있었다. 2011년 전남 유니폼을 입고 프로에 입문한 이종호는 전북 현대를 거쳐 2017년 울산 현대에 합류했다. 2019년 일본 J리그 무대를 밟은 이종호는 2020년 친정팀에 복귀했다.
이종호는 울산 유니폼을 입고 정상에 오른 기억이 있다. 2017년이었다. 공교롭게도 이종호는 FA컵 결승 1차전에서 득점포를 가동하며 울산의 정상 등극에 앞장섰다. 적이 돼 만난 이종호와 울산. 경계대상 1호였다. 울산의 수문장 조현우는 "전남은 모두가 좋은 선수지만 그래도 내가 잘 알고 있으며, 울산에 있었던 이종호를 조심해야 한다. (이종호가) 울산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우려는 현실이 됐다. 이날 최전방 공격수로 선발 출격한 이종호는 전반 21분 코너킥 상황에서 깜짝 헤딩골을 완성했다. 그는 울산 시절 선보였던 '이종호랑이' 세리머니를 선보이며 활짝 웃었다. 이종호의 득점으로 분위기를 탄 전남은 후반 장순혁의 쐐기골까지 터졌다. 울산은 후반 바코의 페널티킥 득점으로 추격했지만 시간이 부족했다.
한편, 같은 시각 춘천송암스포츠타운에서 열린 경기에서는 대구FC가 강원FC를 잡고 결승에 진출했다. 대구는 후반 터진 라마스의 결승골을 지키며 1대0 승리를 챙겼다. 이로써 대구는 2018년 이후 3년 만에 FA컵 우승을 정조준한다. 두 팀의 1차전은 11월24일 펼쳐진다.
울산=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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