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KBO 단일 리그의 트레이드. 쉽지 않다.
끊임 없는 비교선상의 하마평과 결과론의 시작이다. 정(情) 문화 속 헌신해온 선수를 버리는 듯한 미안함도 한몫 한다.
외롭지만 결정권자의 시야는 넓어야 하고, 머리는 냉철해야 한다.
그라운드 위 9명의 선수가 조화를 이뤄야 승리할 수 있는 야구. 고질적 약점을 메우는 건 단순한 플러스 1이 아니다. -1에서 0을 거쳐 1로 가는 두 계단 상승 효과다. 트레이드 등 외부 영입을 통해 급한 약점은 반드시 메우고 가야 하는 이유다.
그런 면에서 13일 발표된 '심창민+김응민↔김태군'의 2대1 트레이드는 NC, 삼성 모두의 최선의 선택이었다.
삼성은 지난 시즌부터 물색하던 주전급 백업포수를 얻었다. 불펜 강화가 필요한 NC는 마무리 출신 필승조 투수를 얻었다.
수비만 놓고 봤을 때 김태군(32)은 시장에서 구할 수 있는 최고의 포수 카드다.
맞카드 심창민(28)은 삼성 왕조시절부터 필승조를 맡을 만큼 강력한 구위를 자랑하는 투수. 다만, 상무 전역 후인 지난해 이후 2년 간 성적이 82경기 평균자책점 5.78로 명성에 부합하지 못했다. 이 때문에 NC의 선택에 대한 의구심 어린 시선도 있다.
NC의 선택은 왜 심창민이었을까.
데이터팀과 스카우트팀을 이끌어 온 선수 분석 전문가 임선남 신임 단장은 심창민의 '구위'에 주목했다.
임 단장은 트레이드 직후 "구위만 놓고 봤을 때 지금도 정상급 선수라고 본다. 다만, 멘탈로 인한 제구 문제는 트레이드를 통한 새로운 환경에서 달라질 수 있는 문제"라고 언급했다.
충분히 가능한 시나리오다.
심창민의 놀라운 구위. 과거의 이야기가 아니다.
올시즌도 좋은 흐름을 꾸준하게 이어가지 못했을 뿐 강력한 구위가 밸런스를 만났을 때의 괴물 같은 모습을 여러차례 보여줬다.
대표적이었던 경기가 1군 복귀전이었던 9월11일 대전 한화전이었다.
4-4 동점이던 8회말 무사 만루에 등판, 이성곤 노수광 이원석을 K-K-K로 돌려 세우며 동점을 지켰다. 현란한 무브먼트를 자랑하는 최고 146㎞ 뱀직구에 세 타자 모두 속수무책이었다. 기세가 오른 삼성은 9회 상대 마무리 정우람을 공략해 5대4 역전승을 거뒀다. 시즌 후반 2위 도약의 분수령이었다.
당시 심창민은 "한타자 한타자 공 하나 하나에 집중하자는 마음이었다"고 공격적이었던 13구 퍼펙투를 회고했다.
심창민은 백정현 11연승의 시작점이었던 5월26일 창원 NC전에 6회 1사 1루에 두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올라 5타자 연속으로 삼진을 잡아내는 기염을 토했다. 박석민 강진성 노진혁 정진기 박민우 등이 심창민의 강력한 구위에 모두 삼진으로 돌아섰다.
꿈틀대는 뱀직구에 슬라이더와 커브 체인지업 등 좌우 코너를 모두 공략할 수 있는 변화구를 갖춘 투수. 일정한 밸런스만 유지한다면 리그 최상급 불펜 투수다.
삼성 허삼영 감독도 "좌우타자 관계없이 삼진을 잡을 수 있는 투수"라고 극찬했던 투수.
NC는 심창민의 '구위'에 과감한 베팅을 했다.
1993년생의 젊은 나이에 내년 시즌 후 FA자격을 얻는 선수. '새로운 환경+FA로이드'라는 동기부여도 충분하다.
제대로 터지면 로또급 대박이 가능한 투수. 심창민이 새해를 앞두고 야구인생의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했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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