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내년에 (이)대호 형 마지막 시즌인데…함께하지 못해서 너무 죄송하다."
영원한 '부산 오빠'일 것만 같았던 손아섭이 정든 사직구장에 작별을 고했다.
손아섭은 24일 NC 다이노스와 4년 총액 64억원에 FA 계약을 맺었다. 계약금 26억원, 연봉 30억원, 인센티브 8억원이다. 보장액만 총 56억원에 달한다.
손아섭은 이날 스포츠조선에 "4일간 잠을 제대로 못 자고 고민했다"며 복잡한 속내를 털어놓았다. 데뷔 이래 한 팀에서 보낸 15년의 세월. 그 무게감은 그만큼 묵직하다.
손아섭은 "가슴이 정말 아프고, 아쉬움이 크다. 롯데는 손아섭이 프로 무대에서 성장할 수 있는 바탕이었고, 롯데 팬들의 응원 덕분에 오늘의 내가 있다. 한없이 감사하고, 또 죄송스럽다"는 속내를 털어놓았다.
손아섭 측은 스토브리그 개장 이래 롯데 측과 꾸준히 교감했다. 하지만 금액 차이가 적지 않았고, 의견이 쉽게 좁혀지지 않았다.
NC와 FA 협상을 시작한 건 지난주부터다. NC는 나성범이 떠난 빈 자리에 박건우 외에 또 한명의 외야수를 채우길 원했다. 속전속결 시원스럽게 이야기가 오갔고, 손아섭의 결정만 남았다.
"지난 사흘간, 내가 결정만 내리면 되는 상황이었다. 정말 잠도 못자고 고민했다. 내 인생에 가장 힘들고 긴 고민이었다. 개인적으론 적지 않은 시간을 기다려준 NC에도 감사하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손아섭의 휴대폰은 말 그대로 불이 났다. 다만 상황이 이렇다 보니 대부분 받지 못하고 있다. 손아섭은 "나중에 하나하나 다 연락할 생각"이라며 한숨을 쉬었다. 그리고 이대호, 전준우의 이름을 꺼냈다. 짙은 아쉬움이 어렸다.
"(이)대호 형이 내년 마지막 시즌인데, 20살 데뷔 때부터 모셨던 형인데, 마지막 가는 길을 함께 하지 못해 죄송스럽다. 또 (전)준우 형이 주장을 하면서 내 도움이 많이 필요하다고 하는데, 못 도와주게 되서 미안하다. 또 후배들에게 팀 선배로서 여러가지 약속을 했는데, 그걸 못 지켜서 미안하다."
이제 손아섭은 NC에서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그는 "NC의 대우에는 정말 만족한다. 절 선택해주신 NC 구단주님, 대표팀, 단장님, 감독님께 감사하다"고 강조했다. NC는 대대적인 외야 보강으로 다음 시즌 우승을 향한 의지를 천명한 셈이다.
"비록 올해는 포스트시즌에 못갔지만, 내년에 다시 우승에 도전하겠다는 NC 구단의 강력한 의지가 날 감동시켰다. 다시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 싶다."
NC의 손아섭은 어떤 타자가 될까. 손아섭은 "내가 창원에서 홈런을 뻥뻥 쳐주길 바라고 영입하시진 않았을 것"이라며 웃었다.
"누가 봐도 난 홈런타자가 아니다. 타석에서 끈질기고, 출루 많이 하고, 중요할 때 타점 올리는 게 내 역할이다. 타순이 어찌될지 모르겠지만, NC에는 양의지 형 같은 좋은 타자들이 많지 않나. 양의지 형이 타점왕을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게 내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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