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노장의 인내심도 한계에 다다랐던 것일까.
1일 KGC인삼공사전에 나선 페퍼저축은행 김형실 감독(71)의 목소리 톤은 여느 때보다 높았다. 1세트 초반 한 박자 빨리 작전 타임을 부를 때는 비교적 차분했다. 그러나 세트를 거듭하며 이어지는 열세 속에 김 감독의 목소리 톤도 점점 올라가기 시작했다. 그러나 코트 안에서 펼쳐지는 풍경은 김 감독의 바람과는 정반대였다. 페퍼저축은행은 인삼공사에 셧아웃 패배를 당하면서 14연패의 깊은 수렁에서 헤어나지 못했다.
신생팀의 한계를 극복하지 못하고 있다. 14연패를 당하는 과정을 돌아보면 1세트 초반에는 대등한 흐름을 보여줬다. 하지만 중반 승부처에 접어들 때마다 상대 서브 공세, 범실로 흐름을 내준 뒤 이를 회복하지 못한 채 자멸하는 패턴이 이어지고 있다.
김 감독은 훈련장에서 선수들이 속공, 세트 플레이를 맞춰가는 과정은 나쁘지 않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정작 실전에선 자신감은 오간데 없고, 승부처마다 당황하는 눈치가 역력하다. 만반의 준비를 했다고 판단했을 사령탑 입장에선 속이 탈 만하다.
가장 답답한 이는 선수 본인들이다. 선수단 절반 가량이 신인으로 채워져 있는 팀 구성상 주전들이 대부분의 경기를 책임지는 가운데 체력 부담이 쌓이면서 발은 더 무뎌지고 있다. 땀 흘려 준비한 경기력을 채 보여주기도 전에 무너지는 모습을 반복할 때마다 눈물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다만 김 감독은 연패 과정에서도 희망을 노래하고 있다. 패배를 거듭할 때마다 세어나오는 아쉬움을 감추진 못하지만, 올 시즌을 치르며 얻는 경험이 팀을 더 단단하게 만드는 자양분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어린 선수들이 대부분인 팀 구성상 경험만 쌓인다면 충분히 단단한 팀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을 갖고 있다. 매 경기 마다 "노력하는 모습이 보였다"며 선수들을 격려하는 것도 잊지 않는다.
승리와 패배는 결국 한끗 차이다. 지독한 성장통을 겪고 있는 페퍼저축은행은 과연 언제쯤 웃을 수 있을까.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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