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스포츠조선 정재근 기자] 수원 KT와 원주 DB의 경기가 열린 3일 수원 KT아레나. 경기 시작 두 시간 전부터 이미 경기장 입구는 여성 팬으로 가득 찼다.
구단 버스에서 내리는 KT와 DB 선수들의 모습을 보기 위해 질서 정연하게 출입구 주위에 자리를 잡고 서서 기다린 많은 팬, 경기가 끝난 후엔 더 많은 팬이 선수단 버스를 둘러쌌다. 참 낯설었다.
최근 몇 년 동안 좀처럼 볼 수 없었던 풍경이다. 코로나19 때문에 2년 넘게 무관중 경기가 치러진 탓도 있지만, 농구 자체의 인기가 시들시들한 탓이다.
배구에 뒤진 중계방송 시청률은 이제 굴욕이 아니라 일상이 된 현실이다. 심지어 한 포털사이트 스포츠면의 농구 뉴스는 국내 농구가 아닌 NBA 소식이 대부분이다. 그만큼 국내 농구에 관심이 없다는 증거다.
이충희 김현준, 한기범 김유택 허재. 문경은 서장훈 이상민이 구름 관중을 몰고 다니던 시절의 영광이 이미 한 세대를 훌쩍 지나버린 2022년, 농구코트에 다시 봄바람이 불 조짐이 보인다.
올스타 팬투표에서 나란히 1·2위를 차지한 허웅(DB)-허훈(KT) 형제가 맞붙은 3일 수원 KT아레나에는 2045명(3000명 정원)의 관중이 입장해 뜨거운 응원전이 펼쳐졌다.
홈 11연승에 도전하는 KT를 응원하는 팬이 많았지만, DB의 응원 도구를 든 원정 팬도 그에 못지않게 많았다. 특히 여성 팬의 비율이 압도적으로 많은 게 인상적이었다. 전국구로 팬을 몰고 다니는 허웅과 허훈의 인기를 실감할 수 있었다.
1위를 달리고 있는 KT의 우세가 예상됐던 경기는 6위 DB의 87대76 승리로 끝났다. KT 허훈이 19득점 2리바운드 3어시스트를 기록하며 형 허웅(10점 2리바운드 2어시스트)을 앞섰지만, 수비에 좀 더 집중한 허웅이 팀 승리의 기쁨을 맛봤다. 경기 내내 치열하게 다툰 형제는 경기가 끝난 후 서로에게 다가가 위로와 축하를 건넸다.
오는 16일 대구체육관에서 열리는 올스타전은 '팀 허웅'과 '팀 허훈'으로 나뉘어 치러진다. 팬 투표에서 1·2위를 차지한 허웅과 허훈이 각각 팀 대표가 돼 함께 뛸 선수들을 드래프트로 지명하는 방식. 형제는 올스타로 선정된 각 팀의 주요 선수들을 고르게 나눠서 뽑았다. 올스타전에서도 형제의 이름을 건 자존심 대결을 볼 수 있게 됐다.
스타 없는 스포츠로 말라가던 KBL, 허웅과 허훈이 귀한 마중물이 됐으면 좋겠다.
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
올스타전 선수명단
팀 허웅: 김종규 박찬희 김선형 라건아 김낙현 변준형 이대성 이승현 이관희 이원석 이우석
팀 허훈: 양홍석 하윤기 김시래 임동섭 이정현 이재도 최준용 이대헌 서명진 이정현 문성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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