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키움 슈퍼스타 이정후가 가슴 아팠던 도쿄의 그때 그 순간 뒷 이야기를 털어놓았다.
이정후는 최근 유튜브 채널 '야구에 산다'에 출연, 인터뷰를 통해 당시 소회를 털어놓았다.
한국 야구 대표팀은 지난해 8월7일 요코하마 구장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동메달 결정전에서 도미니카공화국에 6대10으로 역전패 하면서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미필자 젊은 선수들의 병역 혜택도 물거품이 됐다.
정작 당사자인 젊은 선수보다 베테랑 선수들의 충격이 더 컸다.
이정후는 "들어가서 샤워하고 선배님들 끼리 모여있는데 모두 다 우셨다. 그냥 눈물이 아니라 오열을 하셨다. 미안하다고 하시면서 우시더라"며 당시 참담했던 분위기를 전했다.
팀 승리를 지키지 못했던 마무리 오승환의 정신적 충격이 가장 컸다.
어떤 위기 상황에서도 감정 변화가 없던 돌부처 끝판왕. 늘 한결 같던 표정이 이날 만큼은 돌처럼 굳었다.
이정후는 "그날 비가 왔는데 오승환 선배님은 샤워도 안하셨다. 젖은 옷 그대로 들어오셔서 그 자세 그대로 미안하다면서 계속 우셨다"고 마음 아픈 상황을 회고했다. 그러면서 "선배님들이 우리 때문에 우시는 그 상황이 너무 슬펐다. 티를 절대 안내는 친구 (고)우석이까지 우니까 나도 눈물이 쏟아졌다"고 아픈 기억을 떠올렸다.
오승환으로선 어쩌면 마지막이 될 수 있었던 태극마크였다. 후배들을 지켜주지 못했다는 점과 유종의 미를 거두지 못한 점이 더욱 한스럽게 느껴졌을 터.
불혹의 나이에 대타로 갑작스레 차출된 대표팀. 컨디션 조절이 쉽지만은 않았다. 상대 타자의 강약점에 대한 파악이 정확하게 이뤄지지 않은 상황. 구위로 어떤 상대 타자를 쉽게 압도하던 시절과는 다를 수 밖에 없었다.
야구인생에 손꼽힐 만한 충격적 참사.
하지만 아픈 기억도 끝판왕을 주저앉힐 수 없었다. 시련은 있지만 실패는 없었다.
오승환은 소속팀 삼성으로 돌아온 뒤 충격을 딛고 다시 일어섰다.
후반기 27경기 17세이브, 평균자책점 1.37로 전반기(27세이브, 2.52)보다 더 좋은 성적으로 팀을 정규 시즌 2위로 올렸다. 개인적으로 44세이브를 기록하며 9년 만에 구원왕에 올랐다. 도쿄올림픽 후유증에 대한 우려를 강한 정신력으로 극복한 셈.
세월의 변화를 인정하고 변화를 통해 다시 정상에 우뚝 선 끝판왕. 그는 오는 21일 오후 6시 신라호텔에서 신부 김지혜씨와 결혼식을 올린다. 이제는 삼성 마운드와 함께 가정을 듬직하게 지켜야 할 가장이 된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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