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출루율 향상'은 최근 수 시즌 동안 프로야구의 화두였다.
팀 스포츠인 야구에서 공동의 목표인 승리를 얻을 수 있는 중요한 지표이기 때문이다. 주자를 불러들여 보다 많은 점수를 얻어야 이기는 야구의 특성을 따져보면, 많은 주자가 루상에 나가는 게 호쾌한 일발장타보다 더 많은 점수를 얻을 확률을 높인다. 타석당 안타수를 계산하는 타율보다 출루율과 장타율을 합친 OPS가 좀 더 강조되는 것은 현대야구에서 당연한 흐름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지난 시즌 KBO리그 총 볼넷 수는 5892개로 역대 최다 숫자를 기록했다. 100볼넷 이상을 기록한 타자도 홍창기(LG·109개), 정은원(한화·105개), 추신수(SSG), 강백호(KT·이상 103개) 등 4명이나 됐다. 좁아진 스트라이크존의 영향도 컸지만, 이를 활용해 최대한 출루율을 끌어 올리고자 하는 타자들의 노림수도 적중했다. 출루율이 강조되는 시대에서 볼넷은 안타 못지 않은 가치를 지닌다는 관점에서 이런 타자들의 노림수는 하나의 전략이었다.
그러나 올 시즌에도 이런 노림수가 통할지는 미지수다. 11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윤곽을 드러낸 새 스트라이크존은 타자에겐 새로운 고민거리, 투수에겐 호재로 볼 만한 모습이었다. 그동안 일관성에 치중한 나머지 점점 좁아졌던 스트라이크존은 좌우 넓이나 상하 높이 모두 눈에 띌 정도로 확대됐다. '유니폼 어깨 윗부분과 바지 윗부분 중간 수평선 사이-무릎 아랫 부분-홈 베이스 상공'으로 정의된 야구 규칙의 스트라이크존을 타자 개개인에 철저히 적용한다는 게 올해 KBO의 방침이다.
넓어진 존은 투수에게 유리할 수밖에 없다. 좁은 존에 이른바 공을 우겨넣었던 과거와 달리, 좌우 코너 뿐만 아니라 상하 높이를 활용해 보다 다양한 노림수를 가져갈 수 있다. 때문에 지난 시즌에 비해 보다 공격적인 투구로 최대한 빠르게 승부를 가져가는 패턴을 구사할 것으로 보인다.
이런 투수의 노림수는 타자에게 빠른 승부를 강요할 수밖에 없다. 그동안 공 반개-1개 차이로 볼이 됐던 판정은 올해 스트라이크로 바뀔 수 있다. 최대한 많은 공을 고르던 패턴에서 보다 적극적으로 타격에 임하는 그림이 그려질 수밖에 없다. 볼넷이 줄어들면서 필연적으로 뒤따를 수밖에 없는 출루율 공백을 만회하기 위해 그간 강조돼왔던 배럴(Barrel)타구 생산, 장타로 연결될 수 있는 낮고 강한 타구를 만드는 타격 기조가 강화될 전망이다.
18.44m의 간격을 두고 펼쳐지는 투수-타자의 싸움은 진화를 거듭해왔다. 올 시즌 달라질 스트라이크존을 두고 펼쳐질 양측의 싸움은 더욱 흥미진진하게 전개될 듯 하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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