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안양 KGC가 종료 2.6초를 남기고 터진 전성현의 역전 3점슛에 힘입어 가까스로 3연패를 벗어났다. 10여회에 걸쳐 역전을 주고받은 치열한 대접전이 3점포 한방으로 끝났다.
KGC는 23일 전주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1~2022 KGC 인삼공사 정관장 프로농구 4라운드 홈경기에서 81대80으로 이겼다. 이로써 2연패를 끊으며 다시 상승세 회복의 기반을 다지게 됐다. 경기 전 KGC 김승기 감독은 "선수들에게 특별히 주문한 건 없다. 잘 안되니까 다들 너무 여유가 없다"며 연패 감독답지 않게 여유를 보였다. 반면 모처럼 2연승 중이던 KCC 전창진 감독은 "이번 만큼은 KGC를 꼭 이기고 싶다"며 의욕을 보였다. 전 감독은 이날 상대 전성현을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러 각도에서 생각하고 지시했다"고 했다. 포인트는 맞았는데, 결국 통하지 않았다. 전성현에게 통렬한 역전 3점포를 맞았기 때문이다.
1쿼터 KCC는 라건아-김상규의 포스트업으로 재미를 봤다. 부상에서 돌아온 지 얼마 되지 않는 송교창을 아끼면서 외곽슛보다는 확률 높은 포스트 공격으로 KGC를 공략했다. 경기 전 만난 KCC 전창진 감독이 "라건아의 로우 포스트 공격을 활용해서 상대 트랩이 들어오는 것을 역이용하겠다"던 말대로였다.
하지만 KGC도 만만치 않았다. KGC는 전성현의 3점슛과 대릴 먼로, 오세근의 포스트업으로 맞불을 놨다. 1쿼터는 팽팽했다. KCC가 22-20으로 약간 앞섰다. 2쿼터에 반전이 벌어졌다. KCC가 송교창을 적극 활용하면서 공격의 방향을 틀자 오히려 포스트에 빈틈이 생겼다. 이걸 먼로가 파고들었다. 먼로는 2쿼터에만 10득점하며 팀에 리드를 안겼다. 전반은 KGC가 43-32로 앞선 채 마쳤다.
하프타임을 보낸 뒤 경기는 한번 더 요동쳤다. KCC는 다시 라건아와 김상규를 적극활용하기 시작했다. 쿼터 시작 직후 김상규가 속공 득점한 뒤 라건아가 연속 2개의 페인트존 득점에 성공했다. KGC 박지훈이 3점으로 응수했지만, 다시 라건아-이정현이 4득점을 합작. 순식간에 점수차가 4점차로 줄어들었다.
이어 종료 3분 55초를 남기고 침묵하던 송교창이 이날 첫 득점을 3점슛으로 장식하며 51-50으로 역전에 성공했다. 이어 라건아까지 3점포를 날렸다. 페이스가 완전히 KCC로 넘어간 분위기였다. 결국 KCC는 3쿼터를 61-54로 리드한 채 마지막 4쿼터를 맞이했다.
KCC의 짜릿한 역전에 홈구장 분위기는 후끈 달아올랐다. 그러나 KCC의 리드는 2분 만에 사라졌다. KGC는 전성현의 3점포로 포문을 연 뒤 박지훈(2점)-문성곤(3점)-먼로(덩크)의 득점을 연달아 퍼부은 끝에 64-61을 만들었다. 송교창이 2점을 만회했지만, 다시 먼로에게 3점포를 맞았다. 초반 경기 양상이 마치 2쿼터처럼 흘렀다. KCC 벤치는 재빨리 송교창을 빼고 김상규를 넣어 라건아의 힘을 실어줬다. 이러면서 겨우 균형이 맞기 시작했다. KCC는 추격을 이어간 끝에 2분15초전 라건아의 3점슛으로 76-76 동점을 만들었다.
승부는 2분 동안 결정됐다. KCC는 이정현이 돌파로 얻은 자유투 2개 중 1개 성공. KGC가 한승희의 2점 성공. 77-78에서 송교창이 파울로 자유투 2개를 얻어 또 1개만 넣었다. 다시 동점. 38초 남은 상황에서 정창영이 가로채기에 성공하며 속공을 전개, 라건아가 힘겹게 2점을 넣었다. 24초 남았다. 마지막 KGC 공격. 앞서 가로채기를 당했던 전성현이 해결사 역할을 했다. 상대의 타이트한 수비를 뚫고 작은 틈으로 솟아올랐다. 손끝을 떠난 공이 림에 맞고 높이 솟더니 그대로 망을 통과했다. 다시 역전. 남은 시간 2.6초였다. KCC는 마지막 작전타임을 불러봤지만, 송교창의 슛이 막혀버렸다.
전주=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