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괜한 비관이 아니었다.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아시아 최초로 금메달을 딴 '아이언맨' 윤성빈(29·강원도청)은 올림픽을 앞둔 올 시즌 거짓말처럼 추락했다. 이전까지 톱 레벨을 유지하던 윤성빈은 올 시즌 국제봅슬레이스켈레톤연맹(IBSF) 월드컵에서 단 한 번도 입상하지 못했다. 윤성빈은 베이징에 오기 전 인터뷰마다 "지금 성적으로는 메달이 사실 힘들다"고 비관적인 전망을 전했다.
하지만 희망의 끈을 버리지는 않았다. 윤성빈은 "4년 전 평창 대회 때의 모습을 그대로 국민들께 당연히 보여드리고 싶은데 그게 마음만 가지고는 되지 않는다"면서 "그래도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고, 잘 마무리하고 돌아가겠다"고 했다.
뚜껑을 열고보니 현실은 더욱 암울했다. 윤성빈은 10일 중국 베이징 옌칭의 국립 슬라이딩 센터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남자 스켈레톤 첫날 경기에서 1·2차 시기 합계 2분02초43을 기록, 12위에 자리했다. 장기인 스타트에서 1차 시기는 6위, 2차에서는 8위에 그친게 컸다. 윤성빈의 메달 가능성은 매우 희박해졌다. 1, 2차 시기에서 10위권 밖에 머문 선수가 3, 4차 시기에서 역전을 이뤄내 메달을 따내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다. 선두인 독일의 크리스토퍼 그로티어(2분00초33)와는 2초 넘게 차이가 난다.
설상가상으로 국제올림픽위원회(IOC) 규정 위반이라는 이유로 상징과도 같은 아이언맨 헬멧도 쓰지 못했다. 윤성빈은 "경기력과는 상관이 없는데, 쓰던 것을 못 쓴다고 하니까 기분이 좋을 수는 없었다. 8년 만에 아이언맨 헬멧을 못 썼다. 어색했다"고 말했다. 11일 3·4차 시기에 도전하는 윤성빈은 "지금 몸 상태가 100%는 아니다"라면서 "내 실력이 지금 몇 퍼센트건, 현재 상태에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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