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한화 이글스 우완 주현상(30)은 프로 입단 후 터닝포인트가 있었다.
청주고-동아대를 졸업하고 2015년 한화에 입단할 당시 그는 내야수였다. 빼어난 운동능력으로 발군의 수비력을 선보였다. 경기 후반 포수 마스크까지 쓸 만큼 팔방미인이었다. 하지만 야수 주현상은 좀처럼 주전 발탁 기회를 얻지 못했다.
결국 군 복무 후 승부수를 던졌다. 2020년부터 투수로 전향했다.
2020년 퓨처스리그에서 실전 경험을 쌓은 그는 지난해 드디어 1군 마운드에 섰다.
변신 후 불과 1년 만인 2021시즌. 놀라운 결과를 만들어냈다. 43경기에서 50⅓이닝 2승2패 4홀드 평균자책점 3.58. 공이 점점 좋아졌다. 가슴 뿌듯한 필승조로 시즌을 마쳤다. 놀라운 결과였다.
지난해 4월7일 인천 SSG 랜더스전. 주현상에게는 잊을 수 없는 날이었다. 7회 1사 1루에서 문동욱의 뒤를 이어 5번째 투수로 프로 데뷔 첫 1군 마운드에 올랐다. 첫 상대는 빅리그에서 최고 성공한 한국인 타자 추신수. 문동욱이 남긴 2B0S에서 등판한 주현상은 초구 시속 142㎞ 패스트볼로 추신수의 방망이를 끌어냈다. 중견수 플라이. 대담한 승부였다.
1⅔이닝을 퍼펙트로 막고 데뷔전을 마쳤다. 잊을 수 없는 추신수와의 투수 데뷔 첫 승부. 잘 꿰어진 첫 단추가 순탄한 변신 과정의 밑거름이 됐다.
투수 전향 2년 만의 연착륙. 그 뒤에는 체인지업이 있었다.
회전력이 좋아 치기 힘든 패스트볼의 위력을 극대화 하는 주무기.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부단히 애썼다. 호세 로사도 투수 코치로 부터 그립을 전수받았고, 체인지업 장인 정우람 선배에게 물어보며 자신감을 키웠다.
체인지업 효과는 분명했다. 지난해 좌타자 상대 피안타율(0.157)이 우타자(0.314)의 절반에 불과했다. 좌타자에 대한 확실한 자신감을 가질 수 있었던 시즌. 올해 과제는 우타자 정복이다.
천군만마를 만났다. 체인지업 달인 류현진이다. 메이저리그 직장폐쇄로 친정인 거제 한화 캠프에서 합동 훈련을 한 덕분.
최근 인상적인 불펜 피칭을 소화한 주현상은 후배들의 피칭을 지켜보던 류현진을 찾아 평소 묻어뒀던 질문을 꺼냈다. "작년에는 왼손투수에게만 체인지업을 많이 던졌는데 올해는 우타자에게 던져보려고 한다"며 "현진이 형도 오른손 타자에게 체인지업을 던진다고 하길래 어떤 방법으로 타깃을 어떻게 잡는지를 여쭤봤다"며 웃었다.
빅리그 최상급 체인지업 마스터의 한 마디. 돈 주고 살 수 없는 가치가 있다. 류현진의 말에 대한 믿음과 확신은 절대적일 수 밖에 없다.
1군 마운드 데뷔 첫해 좌타자 킬러로 등극한 투수 전향 3년차. 스펀지처럼 장점을 흡수하는 주현상이 류현진의 조언을 새겨 우타자마저 정복하면 과연 어떤 일이 일어날까.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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