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장=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반가운 얼굴이 KT 위즈의 기장 캠프를 찾았다.
바로 지난시즌 팀을 첫 우승으로 이끌고 은퇴한 맏형 유한준(41)이다.
유한준은 유니폼을 벗은 뒤 KT가 마련한 은퇴 선수 프런트 프로그램에 따라 1월부터 프런트로서 업무를 배우고 있다. 데이터팀에서 업무를 배웠던 유한준은 현재 현장 지원을 하고 있다. 그동안 익산 2군 캠프에서 후배들을 지원했던 유한준이 25일부터는 1군에서 지원 업무를 맡게 됐다. 유한준은 3월에 열리는 평가전에서 해설도 맡는다. 모든 선수들이 유한준을 반겼고, 특히 자가격리를 끝내고 팀에 합류한 외국인 투수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가 반갑게 그와 얘기를 나누기도 했다.
유한준의 2군 강의가 팀내에서 화제가 됐었다. 유한준은 지난 20일 2군 캠프에서 후배들에게 마이크를 잡고 강의를 했던 것. 유한준도 어린 시절 2군 생활을 겪었고, 갈수록 경험을 쌓으면서 자신만의 스타일을 만들어 냈었다. 그 경험담을 후배들에게 알려줬다.
유한준은 "2군에서 생활하면서 계속된 실패로 인한 자신감이 떨어졌고, 자신만의 노하우가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면서 목적없이 훈련하지 말고 자신의 목표를 설정하고 계획하고 그것을 실행에 옮기는 것을 조언했고, 본인만의 루틴 만들기를 강조했다. 작은 것이라도 규칙적인 습관을 만들고 그것을 실천하게 되면 자신감을 얻을 수 있다고 했다. "모두가 최고가 될 수는 없지만 모두가 최고가 될 가능성은 있다"는 말로 후배들에게 용기를 줬다.
유한준은 "주장을 맡아서 라커룸에서 선수들을 모아 놓고 얘기를 하긴 했지만 이렇게 선수들이 의자에 앉아있고 내가 마이크를 잡고 말하는 것은 처음이었다"면서 "이왕 할거 잘하고 싶어서 거울 앞에서 시물레이션을 해보기도 했는데 막상 자리에 서니 머리가 하얘져서 말이 안나왔다. 40∼50명이 나만 바라보고 있더라. 그래도 하다보니 PPT 만든 것을 보면서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며 쑥스런 미소를 보였다.
당시 PPT를 띄워서 강의를 했는데 유한준이 직접 만든 것이라고. 유한준은 "그냥 글자만 쓰고, 사진을 붙이는 게 다였다"면서 "주위에 어떻게 하는 건지 물어보면서 만들긴 했는데 마지막엔 도움을 얻어서 마무리했다"라고 했다.
강의를 하며 느낀 것이 있었다고 했다. 유한준은 "이것 역시 경험이 중요하다는 것을 느꼈다. 모든 일이 똑같다. 처음부터 잘되는 게 없다. 실패와 성공을 거듭하면서 잘하게 되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제 배트가 아닌 노트북과 친해져야 한다"는 유한준은 "새로운 삶에 적응하고 있다"고 웃더니 "이제 공 주으러 가야겠다"며 그라운드로 향했다.
기장=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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