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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어갈 타구는 넘어가겠지만…" '뉴 사직' 첫경험. 적장도 혀를 내둘렀다 [부산브리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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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굉장히 투수친화적인 구장이 됐더라."

맞는 순간엔 홈런처럼 보였다. 좌중간을 향해 큼지막하게 뻗어갔다. 하지만 사직구장 펜스는 상상 이상으로 높았다.

카를로스 수베로 한화 이글스 감독은 15일 롯데 자이언츠와의 시범경기를 앞두고 달라진 사직구장에 대한 질문을 받자 "이제 1경기 한게 전부지만…"이라면서도 고개를 설레설레 저었다.

"넘어갈 타구는 넘어가겠지만, 사직이 굉장히 투수친화적인 구장으로 바뀐 것 같다."

전날 한화는 롯데에게 2대13으로 완패했다. 12안타 11볼넷, 실책 3개까지 더해진 '총체적 난국'이었다. 선발 카펜터가 호투했지만, 장민재 박준영이 크게 흔들리며 4회에만 8점을 내준 뒤 우르르 무너졌다.

그나마 한화가 희망을 본 순간이 8회 정민규의 2타점 2루타였다. 팀의 굴욕적인 영패를 막은 한방이었다.

아쉬운 건 정민규의 타구가 담장을 넘기지 못했다는 것. 어지간하면 홈런이 되기에 충분한 타구였다. 올해가 아닌 작년의 사직이었다면 홈런이 되고도 남았다.

하지만 올겨울 진행된 사직구장의 리모델링이 정민규의 홈런을 가로막았다. 정민규의 타구는 좌중간으로 거침없이 뻗어갔지만, 펜스에 막혀 2루타가 됐다. 작년엔 없었던 1.2m 철망 펜스가 결정적이었다.

올해 시범경기 첫 '손맛'을 보지 못했지만, 이날도 정민규의 방망이는 매서웠다. 프로 데뷔 2년차, 19살의 어린 선수답지 않게 선구안도 좋고 심계가 깊은 선수로 꼽힌다. 기본적인 타격 재능이 좋고, 일발 장타력까지 갖췄다. 노시환 하주석 정은원으로 내야가 반틈없이 짜여진 와중에도 수베로 감독이 끊임없이 정민규에게 기회를 주며 육성하는 이유다.

부산=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